러시아 상트대에 세워질 박경리 선생의 동상. 토지문화재단 제공
대하소설 <토지> 저자인 고 박경리(1926~2008) 작가의 동상이 러시아 국립대인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이하 상트대)에 세워진다.
토지문화재단은 23일 오후 3시30분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한러대화’ 러시아 쪽 조정위원장(상트대 총장)과 이규형 한러대화 한국 쪽 조정위원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 박경리 동상 건립’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한러대화는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협력 증진을 위해 2008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러시아에 한국인 동상, 특히 한국 소설가의 동상이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이 재단은 설명했다.
박경리 작가의 동상은 서울대 권대훈 교수의 작품이다. 청동으로 제작된 박 작가의 인물상과 마천석으로 만든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이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책 모형, 화강석인 지지바닥 등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동상은 대한항공이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직항편을 통해 무상으로 운송한다.
러시아에 박경리 선생 동상이 세워지게 된 것은 2013년 11월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 러시아 국민작가 푸시킨 동상이 건립된 데 대한 러시아 쪽의 화답이다. 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축하연설을 한 바 있다.
상트대는 2017년 1학기부터 동양학부에 박경리 강좌를 개설했으며, 한러대화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토지> 1부 1권을 러시아에서 소설가이자 화가·번역가로 활동하는 박미하일씨의 번역으로 지난해 10월 출간했다. 토지문화재단은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시기에 맞춰 박경리 동상 제막식을 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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