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남 화순 능주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5·18시위 장면 재연
박기복 감독 “1천여 명의 단역들이 계엄군 시민 폭행 장면 담을 예정”
박기복 감독 “1천여 명의 단역들이 계엄군 시민 폭행 장면 담을 예정”
“5·18시민군으로 참여할 단역배우를 찾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스토리펀딩으로 제작되고 있는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의 박기복(54·사진) 감독은 23일 “90%정도 촬영을 끝내고 80년 5월18일 금남로 시위 장면이 남았다”며 “5·18 시위 장면에 재능기부 형태로 단역으로 출연할 시민들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폭행하고 학살하는 장면을 27일 오전 8시부터 화순군 능주면사무소 앞 도로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이 영화 제작사 ㈜무당벌레 필름은 “세트 제작 비용 탓에 광주 금남로 대신 능주면사무소 앞 도로에서 이 장면을 찍기로 했다”며 “이 장면을 찍으려면 1천 여명의 단역과 엑스트라가 출연해야한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광주 전남지역의 개인·가족 뿐 아니라 각종 모임이나 회사 쪽 관계자들이 단체로 참가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영화를 만들게 된 사연과 의미를 적은 글을 포털(https://storyfunding.daum.net/)에서 읽고 공감한 시민들이 제작비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는 박 감독이 2013년 광주문화산업진흥원의 5·18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이다. 박 감독은 1995년 영화진흥공사 공모에서 당선된 <화순에는 운주가 산다>는 작품을 진화시켜 <임을 위한 행진곡> 시나리오를 최종 완성했다. 80년 5월 당시 의문사한 아빠, 5·18 당시 머리에 총알이 박혀 이후 시간이 멈춰 버린 엄마(명희), 그리고 이 부부의 딸 ‘국민 개그맨’ 희수의 애증을 다룬 작품이다.
김꽃비, 전수현, 김채희 등의 배우가 출연하고, ‘난방열사’로 불리는 배우 김부선씨가 5·18 때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살아가는 정신지체장애인 엄마 명희역을 맡았다. 한 대학생 의문사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뒤 구청장으로 변신한 ‘정보부 요원‘ 역엔 이한위씨가 나온다. 박 감독은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드는 5월 영화’가 되길 기대하고, 시민들이 영화 단역 참여를 통해 80년 5월 그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박기복 감독.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의 한 장면. ㈜무당벌레 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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