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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내가 노무현이 돼, 봉하마을서 사람들 기다릴 것”

등록 2017-05-23 15:42수정 2017-05-23 22:13

자원봉사자 김용옥·고명석씨,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사 낭독
“서거 전까지 인간 노무현 잘몰라…뒤늦게 철학·행보에 감동
노무현은 문재인을 통해, 문재인은 노무현을 통해 완성될 것”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시민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한 고명석(왼쪽)씨와 김용옥씨 김해/최상원 기자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시민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한 고명석(왼쪽)씨와 김용옥씨 김해/최상원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는 대통령은 당연히 훌륭한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 서거 이후 노무현, 그였기에 훌륭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미안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시민을 대표해 무대에 올라 추도사를 낭독한 김용옥(42·경남 김해시)씨는 23일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서 시민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한 김씨와 고명석(67·경남 창원시)씨 등 2명은 지난해 5월부터 봉하마을 안 노 전 대통령 옛 자택인 `대통령의집‘에서 안내해설을 하는 자원봉사자다. 노무현재단은 현재 일정기간을 정해 주말에만 노 전 대통령 옛 자택을 일반시민에게 예약을 받아 개방한다. 내년부턴 전면 개방한다. 이에 대비해 현재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해설안내를 하고 있다.

김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 평일엔 봉하마을에 올 수 없어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한다. 김씨는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봉사활동을 하려면 당연히 힘들죠. 하지만 ‘서울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해 봉하마을에 왔다‘거나 `벌써 4시간 동안 들어갈 차례를 기다렸다’는 방문객들을 보면, 내가 좀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씨가 노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가진 것은 아니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관련된 책들을 구해서 읽다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더 깊어졌고, 봉사활동까지 하게 됐다.

“오월의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10년 만에 다시 알게 됐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다정스러운지도 10년 만에 새삼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지켜드릴 분이 생겼습니다. 이제 제가 또 다른 노무현이 되어 봉하마을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겠습니다.” 김씨는 추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반드시 내가 지켜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씨와 함께 추도사를 낭독한 고명석씨 역시 노 전 대통령과는 생전에 특별한 인연이 없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 부산 서면에 유세 온 노 전 대통령을 먼발치에서 본 것이 생전 그와의 유일한 인연이다.

고씨는 37년간 해병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2006년 12월 원사로 전역했다. 베트남전쟁에도 다녀왔다. 전역 뒤 해병전우회 등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맞고서야, 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노 대통령의 철학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노 대통령의 정의로움에 감동했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 서거 전에는 그걸 몰랐던 것이죠.”

고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2009년 노무현재단 회원으로 가입했고, 주말마다 창원 집에서 출퇴근하듯 봉하마을을 오가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을 떠나보내고 나는 새로운 일을 찾았습니다. 노 대통령이 생전에 봉하마을을 찾던 손님들에게 마을 안내를 하셨듯이 이젠 제가 노무현이 되어 봉하마을 곳곳을 설명하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5만2000여명인 노무현재단 회원이 10만명을 넘을 때까지 계속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은 많은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올바르게 판단한 결과입니다. 노무현은 문재인을 통해 완성되고, 문재인은 노무현을 통해 완성될 것입니다.”

고씨는 “미약하고 이름 없는 소시민이지만, 늘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 대통령님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시켜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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