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환경연합 연구결과 제시
“중국·화력발전으로 설명 안돼”
새만금 간척지 100% 메운 펄
입자 고와 먼거리까지 확산
“중국·화력발전으로 설명 안돼”
새만금 간척지 100% 메운 펄
입자 고와 먼거리까지 확산
“전주에서 새만금 방향인 서쪽을 바라보거나 그쪽 지역으로 운전을 하다 보면 하늘이 온통 뿌연 상태를 체감하곤 한다. 반대편인 동쪽 내륙 산간 방향과 뚜렷이 비교된다.”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소장의 설명이다.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새만금발 먼지’는 더욱 짙어진다.
몇 년 새 전북 앞에 ‘먼지’란 달갑지 않은 꾸밈말이 붙었다. 전북환경련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북 미세먼지(PM2.5, 지름이 2.5㎛ 이하의 크기) 농도가 2015년 35㎍/㎥, 2016년 31㎍/㎥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인구·차량이 많은 서울 같은 대도시나 전국 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들어선 충남지역도 아니고 전북이 왜 ‘먼지 전북’이 됐을까. 전북도는 중국의 영향과 인근 충남도에 밀집한 석탄화력발전소 영향을 거론한다.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빅데이터 활용 전북 미세먼지 원인분석 연구’를 보면, 전북지역 미세먼지가 고농도(80㎍/㎥)를 띤 날의 유입 경로는 67%가 중국 산업단지·사막이었고 나머지 33%는 전북지역 자체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역 환경단체들은 새만금을 주목한다. 전북환경운동연합(환경련)은 24일 “중국 영향이라면 인근의 충남·전남과 미세먼지 상황이 비슷해야 할 것이고, 화력발전의 영향이라면 충남이 더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는 전북이 충남·전남과 달리 새만금이라는 대규모 간척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새만금은 총면적이 409㎢(매립 291㎢, 담수호 118㎢)이다. 현재 전체 매립용지 291㎢ 가운데 36.1%(105㎢)를 조성했다.
전북환경련은 새만금 매립토가 바람에 날려 전북지역의 미세먼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새만금 간척지는 담수호 쪽 펄(개흙)을 준설해서 매립하고 있다. 펄은 육지 흙에 비해 입자가 고운 탓에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새만금 매립토는 자체 담수호에서 80%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군산외항의 준설토(16%)와 새만금방조제 바깥 외해 펄(4%가량)이다.
전북환경련은 미세먼지가 멀리까지 확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2010년 이인복 서울대 교수와 한국농어촌공사 신명호 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 ‘한국 간척지에서 부유먼지 확산에 대한 수치 예측’을 보면, 직경이 작은 먼지일수록 광범위하게 퍼진다. 전북환경련은 풍속이 센 날 새만금발 미세먼지가 전북 내륙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현 전북환경련 사무처장은 “전북도는 우선 새만금 매립만 하고 보자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금 공사를 진행하는 농업용지 등에 집중해 먼저 완성을 해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새만금 공사를 진행 중이어서 먼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환경단체의 지적을 받아들여 공사 주체인 농어촌공사에 방진벽 설치 등을 요청했고, 자세한 원인 분석을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