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4년 전주시청 근처에 ‘전주빵카페’가 문을 열었다.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팝니다.”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전주제과’의 주목표는 빵을 팔기 위해 사람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일자리 마련을 위해 빵을 판매하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이들은 2014년 7월 전주시청 근처에 ‘전주빵카페’를 열었다. 초창기 4명에서 이제 정규직 20명과 파트타임 4명이 일한다. 직원들은 65살 이상 노인, 장애인, 여성가장, 청년 등이다. 2013년 9월 대기업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5천만원을 받았다.
전주빵 특징은 한마디로 시골 할머니가 키운 100% 우리밀 등 신선한 재료로 도시 할머니가 빵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전주의 대표 음식 비빔밥을 빵 안에 집어넣어 ‘비빔빵’으로 재탄생시켰다. 제빵업계는 보존성 문제 때문에 수분이 많은 야채를 속재료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전주빵은 고추장 소스를 개발해 이를 극복했고, 지난해 이 제조기술로 특허도 받았다.
전주비빔빵 이야기가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알려지면서 인터넷 판매가 본격화했다. 매출의 60%가량이 온라인 주문이다. 매출이 2015년 8월 월 500만원에서 지난달 월 8천만원으로 16배나 성장했다. 올해는 연매출 10억원을 목표로 한다. 제품으로 비빔빵에다 초코파이, 우리밀발효빵(단팥빵 등), 토종농산물빵(대파스콘 등)이 있다.
이곳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수익구조가 맞춰져 있어 영업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다. 인건비가 절반가량을 차지해 추가 설비 구축과 공간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 가맹점 문의가 많이 오지만 지금의 규모로는 감당이 안 된다. 직원 모성순(68)씨는 “손자들을 키우다가 성장하는 바람에 허탈감으로 우울증에 걸린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용돈도 벌고 너무 좋다. 일자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임수길 홍보실장은 “올해까지 사업기반을 다진 뒤, 앞으로 10개 이상의 전국 매장을 내고, 100명이 넘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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