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키의 군함도 모습. 예술지구P 제공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19㎞가량 떨어진 바다 위에 있는 하시마 섬. 일본 군함 ‘도사’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군칸지마(군함도)라는 별명이 붙었다. 1810년 이 섬에서 석탄이 발견되자 1890년 미쓰비시합자회사가 사들여 해저 탄광개발을 본격화했다. 1891년부터 1974년 폐광될 때까지 이곳에서 채굴된 석탄의 양은 157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나가사키의 군함도 모습. 예술지구P 제공
탄광은 수직으로 깊게 파인 바다 밑에 있는데, 노동 조건은 가혹했다. 광부들은 좁은 갱내에서 오랫동안 노동에 시달렸다. 탄광 안의 기온은 평균 30도, 습도는 95%였다. 가스 폭발 등 작업은 위험했다. 일제강점기 때 군함도로 끌려간 조선인 노동자들은 갱도 들머리를 ‘지옥문’이라고 불렀다. 군함도 징용공 출신 조선인 고 서정우씨는 “몸이 아파 작업이라도 빠지면 심하게 매질을 당했다. 외길뿐인 제방 위로 올라가 고향 쪽을 바라보며 죽을 생각을 여러 차례 했다”고 증언했다.
일본 나가사키의 군함도 모습. 예술지구P 제공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2012년 보고서에서 1944년 군함도에 500~800명의 조선인 노동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시민단체 ‘나가사키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이 1986년 발굴한 ‘화장인허증 및 변재보고서(나가사키)’엔 하시마 지역에서 사망한 조선인이 122명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 정부 등은 한국에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피해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일본 정부는 2015년 7월 군함도를 근대산업시설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일본 나가사키의 군함도 모습. 예술지구P 제공
베트남 전쟁,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등을 다룬 이재갑 작가의 사진전 ‘군함도-감춰진 진실’이 3일부터 7월22일까지 부산 금정구 회동동 회동치안센터 근처 복합문화공간 ‘예술지구 피(P)’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2008년부터 군함도를 중심으로 강제징용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일제 침략과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알리는 사진전을 준비했다. 3일 개막일에는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됐다. 070-4322-3113.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