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 율곡동 아이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사드 반대 그림을 들고 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제공
“대통령님께. 저는 김천 율곡초등학교 1학년 김민아입니다. 대통령님께 소원이 있습니다. 대통령님, 김천혁신도시 가까운 산에 사드가 설치되었습니다. 사드로 인해 전자파가 많이 나와 주민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혹 사드가 폭발하면 혁신도시 사람들이 많이 다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전쟁보다 평화를 원합니다. 제발 사드가 물러가게 해주세요. 촛불 집회 나가는 대신 집에서 편안히 티브이도 보고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도 많이 갖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되면 사드가 물러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율곡동 주민 대다수가 대통령님을 뽑았습니다. 경상북도에서 제일 많이 지지했다고 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엄마 아빠의 믿음과 율곡동 주민들의 믿음이 꼭 이루어지도록 해 주세요. 사드는 미국으로.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지난 3일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민아(8)양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율곡초가 있는 경북 김천시 율곡동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배치되는 성주골프장에서 북쪽으로 8㎞ 떨어진 동네다. 김천에서 농소면, 남면과 함께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다. 율곡동 주민 50.38%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문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이날 김천 율곡동 초등학생과 중학생 20여명은 문 대통령에게 쓴 편지와 그림을 갖고 청와대 분수대 앞에 모였다. 아이들은 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짓글을 읽은 뒤 부모들과 함께 사드 배치 반대 율동공연을 했다. 이어 편지와 그림을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동시에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아래는 김천 율곡동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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