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부산 시민들이 6월 민주항쟁 30돌을 기념하는 ‘민주 깃발 퍼레이드’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독재 타도! 호헌 철폐!”
1987년 대학생과 시민들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 수호에 나섰던 ‘6월 민주항쟁’을 기리는 행사가 10일 부산에서 열렸다.
6월 민주항쟁 30년 부산사업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께 중구 광복로 시티스폿(옛 미화당백화점) 앞에서 ‘민주주의 심장! 다시 뛰는 부산! 6월 민주항쟁 30년 부산 기념식·문화제’를 열었다. 광복로는 6월 민주항쟁 당시 서면교차로와 함께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다.
6월 민주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부산본부’의 사무국장을 맡았던 고호석(62)씨가 10일 부산 중구 광복로 시티스폿(옛 미화당백화점) 앞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30년 부산 기념식’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박종철합창단’이 민중가요 <민들레처럼>을 노래한 뒤 기념식이 시작됐다. 기념식에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김종세 부산민주공원 관장, 송기인 신부, 초대 민선 부산시장으로 일했던 문정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부산본부장은 기념사에서 “30년 전 6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투쟁했던 부산은 지난해 촛불 투쟁에서도 민주화의 성지로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금은 전진하려는 촛불과 이를 되돌리려는 수구 보수 세력의 치열한 투쟁이 전개되는 모양새다. 함께 힘을 모아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완성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문 이사장은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중항쟁, 6월 민주항쟁 등 우리 국민은 독재에 맞서 싸우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걸어왔다. 이런 항쟁의 중심에는 부산시민들이 있었다. 용기 있게 나섰고, 끈질기게 참여했다. 촛불 항쟁에서도 부산시민들은 단호했고, 정의로웠다. 주권자로서 더 나은 민주주의 세상을 위해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10일 부산 중구 광복로 시티스폿(옛 미화당백화점) 앞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30년 부산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기념식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이곳에선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와 음악인들이 꾸미는 ‘청년 문화난장’이 열렸다. 또 광복로에선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라’는 주제로 여성·환경·노동 등 다양한 부산의 현안을 시민들이 공유하는 민주주의 박람회도 열렸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 4~6시 중구 광복동에 있는 용두산공원을 출발해 시티스폿까지 걷는 ‘민주 깃발 퍼레이드’도 진행됐다. 시민들은 ‘적폐청산’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행진에 참여했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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