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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딸 추모제 간 효순·미선 아버지 “소파 개정 밑거름되길”

등록 2017-06-13 19:29수정 2017-06-13 23:27

[현장] 경기 양주시 추모제

유족, 미군과 합의 뒤 침묵하다
올해 추모제 참석해 넋 기려

미군 장갑차에 치였던 도로서
평화·시민단체 “사드 가라” 외쳐
올안 ‘평화공원 조성’ 첫삽 뜨며
“진상규명 다시 나설 것” 다짐
2002년 경기 양주 광적면 효촌리 지방도로에서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신효순·심미선양 15주기 추모제가 13일 오전 사고현장에서 열렸다. 심양의 아버지 심수보(왼쪽)씨와 신양의 아버지 신현수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유족은 2003년 1주기 추모제 이후 이날 처음 참가했다. 당시 두 여중생은 친구의 생일잔치에 가던 길이었다. 양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02년 경기 양주 광적면 효촌리 지방도로에서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신효순·심미선양 15주기 추모제가 13일 오전 사고현장에서 열렸다. 심양의 아버지 심수보(왼쪽)씨와 신양의 아버지 신현수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유족은 2003년 1주기 추모제 이후 이날 처음 참가했다. 당시 두 여중생은 친구의 생일잔치에 가던 길이었다. 양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 자리가 불평등한 한-미 소파(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의 밑거름이 돼 떳떳한 대한민국의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02년 미군 궤도차량에 희생된 여중생 심미선·신효순양의 15주기 추모제가 13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 현장 도로에서 열렸다. 이날 14년 만에 딸의 추모 행사에 참석한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63)씨는 “그동안 뜻을 같이하지 못한 부족한 저를 이해해주고 용서해달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지켜준 시민단체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씨와 친구 사이인 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63)씨도 이날 추모제에 참석했다. 유족들은 사고 직후 미군과 합의한 뒤 그동안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추모제는 미선·효순양이 살던 광적면 효촌리 마을 어귀에서 사고 현장까지 당시 두 소녀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시작됐다. 유가족과 시민 등 참가자 200명은 ‘사드 가라’, ‘소파 전면개정’, ‘자주평화’, ‘진상규명’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도로명주소 ‘화합로 74번길’을 200m쯤 행진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미선·효순양은 2002년 6월13일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기 위해 인도가 없는 지방도를 따라 걷다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깔려 숨졌다. 사고 이후 도로가 넓어지고 인도가 설치됐지만, 여전히 탱크나 장갑차는 물론 덤프트럭이 교행하기에는 비좁아 보였다.

왕복 2차로 중 차로 하나를 통제하고 열린 이날 추모제에선 올해 안 사고 장소에 조성 예정인 평화공원 터에서 솟대 세우기 행사를 한 데 이어 ‘생명이 곧 하늘입니다’란 메시지가 담긴 정화수 올리기 행사가 이어졌다. 이어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숨진 미선·효순양의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 공연이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도 2012년 미선·효순양 10주기 때 시민 600여명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추모비 ‘소녀의 꿈’이 등장했다. 높이 2.4m, 너비 1.8m 크기로 100㎏이 넘는 철제조형물 한 쌍인 추모비는 추모행사 때마다 트럭에 실려 떠돈다. 하지만 떠돌이 생활은 올해로 마치고 최근 매매계약을 마친 평화공원(366㎡·111평)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사고 현장에 조성되는 평화공원은 땅값 1억1100만원을 포함해 3억원가량의 사업비가 들 예정이다.

사고를 낸 미군이 무죄평결을 받은 재판을 참관한 권정호 변호사는 경과보고에서 “사건 수사와 재판 관련 국내외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추모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진상규명, 소파 개정, 호혜 평등한 한-미 관계 수립을 이뤄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750601-01-221393(추모제), 문의 (02)712-8443.

양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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