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양주·안성 등 98㏊ 멸강충 확산
옥수수 등 갉아 먹은 뒤 벼로 옮겨가
경기도 “멸강충 발생 즉시 방제해야”
옥수수 등 갉아 먹은 뒤 벼로 옮겨가
경기도 “멸강충 발생 즉시 방제해야”
전국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지역에 옥수수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는 해충인 ‘멸강충’까지 극성을 부려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 농업기술원은 고양·양주·포천·안성·여주시 등의 옥수수와 수단그라스 농가 98㏊에 최근 멸강충이 급격히 확산해 19일부터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고양지역은 지난 19일 덕이동, 장항동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벽제동 사료용 옥수수 재배지역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성과 여주지역은 60㏊의 옥수수밭 등에서 큰 피해를 입어 긴급 방제 작업을 마친 상태다. 도 농업기술원은 19일 농작물 병해충 발생정보에 멸강나방 주의보를 발령하는 한편, 과거 멸강나방 주 발생지역에 대한 예찰을 각 시·군에 전달하고 발견 즉시 방제할 것을 당부했다.
‘강토를 멸망시킨다’는 악명이 붙은 멸강충은 멸강나방의 유충으로, 잎에서 단맛이 나는 옥수수나 갈대, 벼, 귀리 등 주로 화본과 식물을 갉아먹는다. 멸강나방은 해마다 5월 하순∼6월 중순과 7월 중·하순께 주로 중국에서 날아와 알을 낳는다. 아직까지는 경기 지역에서 벼 농가로 피해가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옥수수 잎을 먹어치운 다음 벼로 옮겨가 잎과 줄기, 이삭가지를 폭식해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멸강나방은 5월 말부터 중국에서 날아온 성충이 꽃의 꿀을 먹은 뒤 지표면의 마른 잎에 알을 낳아 부화한 것”이라며 “현재 멸강충의 크기가 5∼15㎜ 안팎이지만 고온과 가뭄 지속으로 발육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군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경기도 전역에 멸강충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변을 잘 살펴 멸강충이 발생했으면 즉시 적용 농약을 살포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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