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도서관이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진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포스터.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도서관이 소설가 황석영·은희경씨 등 고양지역에 거주하는 작가들과 동네서점을 잇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서관, 고양의 책 생태계를 잇다’라는 주제의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작가의 책을 읽은 뒤, 동네서점에서 작가와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달 5일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는 소설가 황석영, 은희경, 김인숙과 시인 문태준, 신용목, 박준 등 지역 작가 6명이 참여한다. 특히 김인숙, 박준, 신용목 작가는 작품 활동에 영감을 준 장소인 서오릉, 금정굴, 호수공원을 독자와 함께 각각 둘러볼 예정이다. 작품 읽기와 해설, 진행은 평론가 김나영(소설)·송종원(시)씨가 나눠 맡는다.
‘길위의 인문학’은 다음달 5일 오전 10시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소설가 김인숙 읽기’를 시작으로 문을 연다. 참가자들은 김나영 평론가와 함께 2003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김인숙의 단편소설 <바다와 나비>를 읽는 다음, 12일 고양시 대화동 ‘행복한책방’에서 작가와 대화를 갖는다.
이어 7월19일 시인 박준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읽기가 송종원 평론가의 해설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26일 백석동 문학전문서점 ‘미스터 버티고’에서 박 시인과 만남을 갖는다.
8월16일엔 시인 신용목의 작품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를 읽고, 23일 고양시민의 문화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는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작가와 대화를 갖는다.
9월에는‘소설가 황석영 읽기’가 진행된다. 유년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민중항쟁, 방북과 옥살이로 이어진 작가의 생애를 담은 자전 소설인 <수인> 읽기에 이어 13일 오후 미스터버티고에서 작가와 대화가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시인 문태준의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과, 소설가 은희경의 <중국식 룰렛> 작품 읽기와 저자 강의가 10월과 11월에 각각 펼쳐진다.
아람누리도서관의 이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2017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돼 진행된다. 2013년 부터 시작된 ‘길 위의 인문학’은 올해 전국 320개 공공도서관이 자율 주제로 공모해 67곳이 뽑혔으며, 사업비는 도서관 1곳 당 1천만원이다.
이선화 아람누리도서관 사서는 “독자가 작가를 만나기 전에 평론가와 함께 책을 미리 읽으면 깊이 있는 질문이 가능하고, 작가들도 작품 이해도가 높은 독자를 만나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 뒤 작가의 사인도 받을 수 있어 경영난에 시달리는 지역서점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배 고양시 도서관센터 소장은 “황석영 소설가를 비롯한 지역 작가들이 흔쾌히 참여해준 만큼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도서관, 작가, 동네책방, 시민들이 자주 만나 고양의 책 생태계가 단단해지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고양시도서관센터 누리집(www.goyanglib.or.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각 강좌 40명 안팎 선착순.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