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기념물 중의 하나인 사발통문. 동학농민군이 남긴 유일한 자료로, 1968년 정읍시 고부면 어느집 마루 밑에 보관된 족보 속에서 발견됐다.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소장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우리나라가 내년 3월 신청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후보로 결정됐다.
전북도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문화재청이 최근 열린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지난 4~5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기록물 10건을 심사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과 4·19 혁명 기록물 2건을 세계기록유산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년 일어난 혁명 당시 조선정부와 동학농민군, 농민군의 진압에 참여한 민간인, 일본공사관 등 다양한 주체가 생산한 기록 175건, 1만2천여면을 말한다. 특히 이 기록물은 동학농민군이 추구한 정의와 평등의 가치뿐만 아니라 중국 중심의 전통적인 동아시아 질서를 해체한 동학사상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현재 기념재단,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고려대 도서관, 천도교 중앙총부, 국사편찬위원회 등 모두 12곳 기관에 소장돼 있다. 문화재청이 내년 3월 유네스코에 신청하면 유네스코는 2019년 상반기에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심사를 거쳐 2019년 하반기에 최종 결정한다.
동학농민혁명 지도자인 전봉준 장군을 조선정부가 신문한 기록이 담긴 공초.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2013년과 2015년에도 등재를 신청했으나 문화재청 심사에서 탈락했다. 혁명기념재단은 2015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 전북도, 정읍시, 동학농민혁명 관계자 등이 참여한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꾸려 국제학술대회 등을 열었고 지난 5월 문화재청에 세번째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의 원인과 전개과정, 혁명직후의 처리과정을 보여주는 일체의 기록유산을 지칭한다. 세계기록유산은 2년에 1번씩 국가당 2건의 기록유산을 등재신청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기록유산 13건,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 1건을 보유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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