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시간이 멈췄던 달동네 발산마을에 청춘 ‘발산’

등록 2017-07-03 16:16수정 2017-07-03 18:58

광주시·현대자동차그룹, 2015년부터 ‘발산마을’ 도시재생 사업
청년·주민 12팀 창업 도와…카페·민박업·포토스튜디오 등 등장
3일 오전 광주시 서구 양3동 발산마을 ‘발산상회’로 오르는 계단에 외지에서 온 20대 대학생 2명이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정대하 기자
3일 오전 광주시 서구 양3동 발산마을 ‘발산상회’로 오르는 계단에 외지에서 온 20대 대학생 2명이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정대하 기자
“마을이 많이 깨끗해졌어요.”

3일 오전 광주시 서구 양3동 발산마을 ‘발산상회’ 앞에서 만난 노을래(62)씨는 “젊은이들이 들어오면서 외지인들도 찾아오고 마을에 활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발산마을은 200여가구의 단층주택들이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오밀조밀 들어선 ‘산동네’다. 전쟁 피난민들이 모여 살면서 조성된 이 마을은 광주천 건너편 방직공장이 쇠락하면서 발전이 멈췄다. 30여년 동안 살아온 노씨는 “마을에 재개발사업이 추진됐다면 분양가가 비싸 마을을 떠나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발산마을이 도시재생을 통해 ‘청춘발산마을’로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광주시는 주민, 청년들과 함께 2015년부터 ‘발산마을협업추진단’을 꾸려 2년여 동안 민관협력 도시재생사업을 펼치고 있다. 마을 담벼락과 계단에 환한 색깔의 페인트를 칠하고, 표지판 등이 달리면서 마을 분위기가 밝아졌다. 현대차그룹은 12팀의 주민과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해 카페, 민박업, 포토스튜디오, 분식가게 등이 생겼다. 손명희 광주시 참여혁신단 사무관은 “마을의 원래 모습을 유지하면서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해 자립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마을엔 무엇보다 청년들의 희망이 발산되고 있다. 폐가를 사들여 단장해 조성한 ‘청춘빌리지’는 외지인 방문센터다. 청춘빌리지는 마을에서 일어난 재미난 일을 방송하는 ‘보이는 라디오’의 스튜디오이기도 하다. 발산상회는 청년 2명이 커피와 음료를 파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청년 뮤지션의 음악카페’인 ‘여기는 오아시스야’와 청년 예술가의 카페 ‘표류’ 등이 문을 열었다.

주민들이 솜씨를 발산할 수 있는 터전도 마련됐다. 마을 할머니들은 샘물경로당에서 ‘가마솥 밥집’을 운영한다. 이영희(83) 샘물경로당 회장은 “민박을 찾는 외지인 등에게 집밥과 같은 식단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레몬청을 만들어 청춘빌리지에 전시해 판매한다. 솜씨 좋은 마을 엄마들이 운영하는 분식가게도 발산마을 안에 생겼다. 청년빌리지 옆 분식집 ‘주부9단’의 황인경(43)씨는 “재료만 가지고 와 월~목요일 영업 하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곳은 금~일요일이면 청년들이 가정식 백반을 파는 식당 ‘진지’로 변신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