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일 개통예정인 우이신설 도시철도 내부. 2량짜리 무인경전철이다. 남은주 기자
11일 서울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11번 출구로 오르는 계단 옆 공사장 문을 여니 작은 기다리는곳이 보였다. 기다리는곳부터 타는 곳까지 모든 것이 보통 지하철보다 작은 이 곳은 개통을 앞둔 우이-신설 경전철로 가는 길이다.
이날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주)우진산전은 7월말 예정이던 우이신설경전철의 개통일을 9월2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시가 밝힌 이유는 “교통 약자를 배려해 출퇴근 시간 열차의 운행간격을 2분30초에서 3분으로 늘리면서 시험운행기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도 영업 시운전 점검 과정에서 개통일을 늦추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서울의 첫 무인 경전철인 우이신설 도시철도는 안전한 길로 가고 있을까? 마무리 공사와 점검이 한창인 현장을 찾았다.
북한산우이역~신설동역 13개 정거장을 잇는 우이신설선은 2량짜리 전동차가 11.4㎞ 거리를 오가는 무인 경전철이다. 지하철 타는곳의 길이는 200m인데 우이신설선 타는곳은 30m 길이로 훨씬 짧다. 경전철은 건설·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짧은 승강장과 작은 터널로 지어져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9호선은 4량으로 출발했지만 승강장을 8량 규모로 건설했기 때문에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올해 말 전동차 규모를 늘린다” 며 “경전철은 예산을 줄이는 데 집중해 탄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우이신설선은 게이트를 통해 서울지하철로 환승하도록 되어 있다. 남은주 기자
개통이 연기된 사정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다. 사업시행사는 “늘어난 운행 간격만큼 운행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같은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행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최근 탑승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유모차에 있던 아기만을 태우고 출발한 사고가 일어나면서 우이신설경전철은 승하차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차 시간을 30초씩 더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나상윤 공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단순히 운행 간격 조정을 위해 1달 넘게 개통이 지연된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포스코 등 사업을 주도한 건설사들이 지하철 운영 경험이 부족한 탓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또 김상철 정책위원은 “안전을 위해선 승무자가 정차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무인선에선 불가능하다. 위험은 승객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우이신설선 몇곳은 비가 새는 등 추가 시설 보수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로 바닥에 물이 홍건한 신설동역 출구. 남은주 기자
신승호 우이신설 도시철도 사업단장은 “시공사는 지하철 전문이 아니지만 시행사는 서울메트로·도시철도 출신이 주축이 된 사업자이므로 경험은 부족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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