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지인과 시비로 연행…28일 강제출국
가평군, 대사관·가이드 등 상대로 추가 조사
“만취 행패 소문 사실이라면 징계 처분할 것”
가평군, 대사관·가이드 등 상대로 추가 조사
“만취 행패 소문 사실이라면 징계 처분할 것”
국외 연수 중이던 경기도 가평군청 소속 공무원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가 8일 만에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가평군의 설명을 들어보면, 가평군청 직원 이아무개(54·7급)씨는 싱가포르에서 국외 연수 중이던 지난달 20일 현지인과 시비가 붙어 8일간 억류됐다가 28일 강제 출국당했다. 이씨는 동료 11명과 함께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민원행정분야 인허가 담당자 국외 벤치마킹을 위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진행된 국외 연수에 참가했다. 동료들은 예정대로 연수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3일 귀국했다.
이씨는 연수 이틀째인 20일 밤 11시께(현지시각) 동료 4∼5명과 숙소에서 맥주 5캔과 소주 1병 등을 마신 뒤 바람을 쐬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인근 커피숍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이씨는 커피숍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평군은 이씨가 싱가포르에서 술집에 갔다가 만취해 현지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에 연행되는 바람에 늦게 귀국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이씨와 연수 참가자들을 상대로 억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씨는 가평군의 자체 조사에서 “커피숍에 갔다가 숙소 가는 길이 헷갈려 종업원에게 물어봤는데 언어 소통이 안 돼 경찰에 연락한 것”이라며 “경찰이 호텔에 데려다 주려고 차에 태우려고 하자 범죄자 취급하는 줄 알고 버티다가 체포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평군 감사팀은 이씨와 연수 참가자를 상대로 커피숍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주 싱가포르 대사관과 가이드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가평군 관계자는 “소문대로 이씨가 만취해 행패를 부려 현지 경찰에 연행됐다면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돼 징계 처분할 것”이라며 “잘못이 없는데도 억류한 것이라면 싱가포르 당국에 강력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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