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보훈병원서 12일 발인한 주검 바뀌어
병원 쪽이 뒤늦게 확인하고 유족에 알려
병원 쪽이 뒤늦게 확인하고 유족에 알려
“먼저 발인한 상가에서 아버지 관을 가져 간 것 같다는 말을 듣는데 황당했습니다. 정신없이 달려갔죠.”
임아무개(47)씨는 12일 오전 바뀐 아버지의 주검을 모시려고 대전과 세종시를 오갔다. 임씨 아버지(75)는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로, 지난 10일 타계해 이날 오전 9시 영안실이 있던 대전보훈병원에서 발인할 예정이었다. 주검이 바뀐 사실은 대전보훈병원 장례식장 관계자가 실토하면서 드러났다. 장례식장 쪽은 “이날 오전에 다섯 가족이 발인했는데 실수로 오전 8시에 발인한 곽아무개(85·한국전 참전용사)씨와 임씨 주검이 바뀌어 인계됐다”고 전했다.
세종 은하수공원으로 달려간 임씨는 곽씨 유족에게 “주검이 바뀌었다. 아버지는 왼쪽 무릎에 보철을 장치했다”고 알리고 화장을 마친 유골에서 보철 장치를 확인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아버지 유골을 되찾았다.
황당하기는 곽씨 유족도 마찬가지였다. 곽씨 유족은 부랴부랴 장례식장으로 돌아와 아버지 주검을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씨의 유골은 납골당에 임시로 안치됐다가 다음달 대전현충원에, 곽씨의 주검은 화장한 뒤 호국원에 각각 안장된다.
서문재 대덕서 생활범죄팀장은 “출상하면서 장례식장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장 관계자를 상대로 관이 바뀐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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