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전주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생
90대 할머니와 10대 남학생의 시신 뒤바뀌어
90대 할머니와 10대 남학생의 시신 뒤바뀌어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뒤바뀌어 유족에게 인도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오전 8시께 전북 전주에 있는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김아무개(94) 할머니의 유족들은 화장터에 가기 위해 운구차에 시신을 실었다. 하지만 유족 가운데 일부가 할머니 관에 다른 이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해 장례식장 쪽에 확인을 요구했다. 장례식장 쪽은 “착오로 다른 시신이 왔다”며 김 할머니의 이름이 적힌 관을 다시 가져왔다.
관에 적힌 빈소 호수와 이름을 확인한 유족은 화장터로 향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약 1.5㎞ 떨어진 화장터에 도착한 유족은 도무지 찜찜한 마음에 화장 전 관을 열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화장터 쪽에서 관을 열 수 없다고 밝혀, 장례식장으로 되돌아왔다. 유족들은 관을 열어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 그 안엔 김 할머니가 아닌 10대 남학생의 시신이 누워 있었다. 두 번이나 시신이 바뀐 황당한 상황에 유족들은 기가 막혔다.
유족들은 장례식장 쪽에 강력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이름이 바뀐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 유가족은 “분명 어제(12일) 오후 2시에 입관식을 마치고 할머니 관에 빈소 호수와 이름을 적었다. 그런데 시신이 바뀌었다는 것은 장례식장 쪽이 임의로 시신을 옮겼다는 말 아니냐. 어떻게 된 일인지 장례식장 직원들은 이 점에 관해 설명을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례식장 쪽은 직원의 실수로 관에 이름이 잘못 표기됐다고 해명했다. 보통 입관 뒤 관에 고인의 이름을 적는데, 이번엔 미리 관에 이름을 적은 탓에 직원이 헷갈렸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어제 입관을 한 고인이 두 분이었다. 원래 고인이 입관한 모습을 보고 이름을 적는데, 이번에는 두 관에 미리 고인의 이름을 써놨다. 학생 관에 할머니를, 할머니 관에 학생을 잘못 안치했다. 직원의 실수이고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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