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시 ‘대구공항 통합이전’…반대 42%, 찬성 41% ‘팽팽’

대구시민단체 13곳, 시민 1천여명 설문조사
“영남권 신공항 무산에 따른 대안은?” 질문에
“대구공항 두고 군사공항만 이전” 49% 응답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추진중인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해 대구시민 49%는 “민간공항은 놔두고 군사공항만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YMCA가 18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대구지역 시민단체 12곳과 공동으로 시민 1천여명을 상대로 전화를 통한 설문 조사를 해봤더니, ‘영남권 신공항이 무산된데 따른 향후 가장 적합한 대안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49%는 ‘대구공항은 남겨두고 K2만 경북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21.5%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고, 18.6%는 대구공항과 K2 통합공항 이전을 선호했다. 나머지 10.9%는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시가 강행하는 통합공항 이전에 대해서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42.2%는 ‘통합이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41%는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16.8%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통합이전에 찬성하는 이유로 ‘지역개발에 도움’(67.6%), ‘공항주변 소음문제’(22%), ‘기타’(10.4%) 등을 꼽았다. 하지만 통합이전 반대 쪽은 ‘이전후 공항이용이 불편하다’(65.7%), ‘공항을 옮기면 대구국제화에 걸림돌’(27.6%), ‘기타(6.8%)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역별로는 수성구에서 반대의견이 52.7%로 가장 높았고, 달성군이 찬성 48.8%, 반대 25.6%의 결과를 나타냈다. 항공기 소음이 가장 심한 지역인 동구에서 통항공합 이전에 찬성 43.1%, 반대 44.9%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를 맡았던 백경록 대구YMCA 기획실장은 “공항이전은 도시의 백년지대계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공항이전을 너무 빨리 결정하고 밀어붙인다. 이 과정에서 마치 대구시민 모두가 공항이전에 찬성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시민들의 진정한 뜻을 물어보기위해 설문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이어 “설문결과 공항이전에 반대가 많았다. 대구시에서도 별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뒤 공항이전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설문조사에는 대구YMCA 외에도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경북소비자연맹, 대구민예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대구정치포럼 <너머>, (사)한국기적의 역사연구소, 백인포럼, 장애인지역공동체, 주거권실현을 위한 대구연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참길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등이 참여했다.

2016년 7월11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공항 통합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권영진 대구시장은 즉시 환영발표와 함께 1년여 동안 통합공항이전을 추진해왔다.

구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