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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사설 해병대캠프 참사 4주기

등록 2017-07-18 17:44수정 2017-07-18 22:26

모교 공주사대부고에서 18일 추모식
유족, 재학생 4명에게 장학금 전달
18일 오전 공주사대부고에서 열린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 4주기 추모식’에서 유족과 재학생, 교직원들이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18일 오전 공주사대부고에서 열린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 4주기 추모식’에서 유족과 재학생, 교직원들이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아버지는 대형 화면에 비친 아들의 얼굴을 차마 바라보지 못했다. 자식의 네 번째 제삿날. 엄마는 차마 아들의 모교를 찾지 못했다. 아버지는 강당 구석에 앉아 흔들리는 눈빛을 애써 바로잡았다. 4년 전 그날 멈춰버린 시간 뒤를 살아낸 부모의 멍에가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 김동환, 이병학, 이준형, 장태인, 진우석 군의 4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모교인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족과 공주사대부고 재학생, 교사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공주사대부고 강당 한쪽에 나란히 앉아 있다.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희생자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공주사대부고 강당 한쪽에 나란히 앉아 있다.
강당 앞에는 ‘우리 마음속에 그들이 있는 한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고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고인들의 생전 사진과 자작시, 동기인 57기 졸업생들의 글 등을 꾸려 만든 추모 영상이 나오자 일부 학생들은 입을 막고 흐느꼈다. 2014년 의사자로 선정된 고 이준형 군의 이름으로 재학생 4명에게 장학금도 전달됐다.

이영이 공주사대부고 교장은 “아이들이 떠나는 날 몹시 비가 많이 왔는데 오늘도 날씨가 흐리다. 눈을 감으면 아이들 모습이 또렷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조금만 더 관심 있게 봤더라면’, ‘거기에 있지 않았더라면’하는 후회가 든다. 학생들을 위한 안전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낀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추모사를 읊었다.

단상에 오른 고 이병학 군의 아버지 이후식(48)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여기 있는 후배들은 우리 아이들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희생된 다섯 아이의 모습을 잊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 희생으로 인해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다. 왜 다섯 아이를 잊지 말아야 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해달라.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밑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일 공주사대부고 도서관 1층에서 2013년 7월 18일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로 숨진 5명의 학생 추모 사진전이 열렸다. ‘우리 마음속에 그들이 있는 한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펼침막 옆에 동기인 공주사대부고 57기의 단체 사진이 걸렸다.
18일 공주사대부고 도서관 1층에서 2013년 7월 18일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로 숨진 5명의 학생 추모 사진전이 열렸다. ‘우리 마음속에 그들이 있는 한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펼침막 옆에 동기인 공주사대부고 57기의 단체 사진이 걸렸다.
공주사대부고는 추모식 뒤 119 소방대원을 강사로 초청해 심폐소생술 등 현장대응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안전’을 주제로 백일장 대회를 열었다. 이날 학교 도서관 1층에서는 고인들의 모습이 담긴 추모 사진전도 열렸다.

고 이준형군 등은 2013년 7월18일 충남 태안 안면읍 백사장항 주변에서 열린 사설 해병대캠프 훈련에 참여했다가 숨졌다. 당시 공주사대부고 학생 80여명은 구명조끼도 없이 무자격 교관의 명령에 따라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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