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아! 꼭 우주에 온 느낌이야~”

등록 2017-07-19 16:55수정 2017-07-19 17:47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내 첫 토마스 사라세노 개인전
거대한 구, 거미줄 등 이용해 우주공간 체험하는 느낌
‘로터스 랜드’ ‘황영성 전’ 등 다양한 전시 7천원에 관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15일부터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토마스 사라세노의 신작 개인전을 열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15일부터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토마스 사라세노의 신작 개인전을 열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습도나 먼지, 체온까지 측정돼 이 공간을 오묘한 소리로 재해석하고 있어요.”

지난 16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도슨트가 작품 설치물을 가르키며 이렇게 말하자 관람객 20여명이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2317㎡의 넓은 공간엔 대형 부유 설치물이 제작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토마스 사라세노가 지난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행성 그 사이의 우리’라는 작품이다. 스크린 앞 통엔 흰색 거미가 움직이며 거미줄을 만들고 있었다. 거미의 미세한 움직임이 스크린에 시시각각으로 바뀌어 표현됐고, 미묘한 사운드가 울렸다. “거미줄 안에는 고감도 마이크 3개가 설치돼 있어요. 2개의 마이크는 거미줄의 움직임에 따라 신호를 보내고, 또 다른 마이크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먼지의 소음을 감지해 사운드화 하는 것이지요.”

토마스 사라세노의 대규모 신작 개인전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사라세노는 천체 물리학, 대기의 열역학, 거미집 구조를 연구하며 우주항공엔지니어, 생물학자, 물리학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각화하기 어려운 사회적, 생태학적, 미래적 이슈들을 구체화하는 작가로 잘 알려졌다. 넓은 복합1관 공간에 은은한 빛을 발하는 아홉 개의 거대한 구, 먼지 입자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규모 영상 프로젝션, 거미와 거미줄 그리고 저주파 사운드로 작품이 구성됐다. 달처럼 잔잔한 빛을 발하는 행성들, 빛과 공기, 그림자와 일식, 천문학적 상징들을 연출하여 마치 우주공간을 경험하는 느낌을 줬다. 그의 전시는 내년 3월25일까지 휴관하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문화창조원 복합 1관에서 열린다.

지난 16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복합2관에서 `로터스 랜드'전에 선보이고 있는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정대하 기자
지난 16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복합2관에서 `로터스 랜드'전에 선보이고 있는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정대하 기자
관람객들은 도슨트를 따라 복합2관으로 이동했다. 이 곳에선 ‘로터스 랜드’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미술·공예·패션·건축·영상·출판 등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르며 활동하는 전국의 20~30대 예술가 36팀 43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3층으로 된 구조물에 작가 1팀의 전시공간을 배분해 작품을 설치한 점이 이색적이다. “로터스는 연꽃이예요. 36팀의 아티스트들이 세운 일락의 나라인 것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이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으며 은둔자처럼 생활하지만, 광장에서 연대를 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유연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관람객들은 로터스랜드에서 고려대장경을 새기는 로봇 ‘피타카’(2015)에 관심을 보였다. 김태윤·박얼·양숙현·윤지현 작가의 융합미디어 작품으로, 해인사 고려대장경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목판을 3차원(3D)으로 가공해 판각해 내려가는 작품이다. 역사적 유물을 또 다른 매체로 변화시키며,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판본’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한층 더 확장시킨다.

고려대장경을 새기는 로봇 ‘피타카’(2015)라는 작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고려대장경을 새기는 로봇 ‘피타카’(2015)라는 작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복합6관에선 원로작가 초대전 ‘황영성:우리 모든 것들의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특유의 향토성을 지니고 남도화단의 맥락 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화법을 완성시켜가고 있는 황영성 화백이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복합4관에선 ‘신화와 근대, 비껴서다’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비디오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조아로(25·연세대 대학원)씨는 “문화창조원 작품 관람을 위해 세번째 왔다. 이번엔 친구들이랑 아르헨티나 작가의 새로운 설치 작품을 보려고 왔다. 작품 전시 수준이 높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문화창조원의 전시가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의 젊은층들이 많이 찾고 있다. 매 시간 정각에 도슨트가 관람객들과 함께 각 관을 돌며 작품 설명을 한다. 아시아문화전당 쪽은 “문화창조원 관람객이 최근 하루 500~600여명으로 평소보다 200~300여명이 늘었다”고 말했다. 작품 수준에 견줘 관람료도 저렴하다. 문화창조원의 패키지 전시 관람료는 일반인(만 25살 이상) 7천원이다. 만 13~24살은 5천원이고, 만 6~12살은 3천원에 관람할 수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