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경기북부 일부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인천 남구 동양장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경기북부와 인천지역에 주말인 22~23일 10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져 경인선 일부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가 하면 급격히 물이 불어난 하천에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23일 코레일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오전 9시20분께 인천시 부평구 인천역에 낙뢰가 떨어져 신호 장애가 발생했다. 오전 9시30분께는 부평역 선로 구간이 폭우에 잠겨 인천∼부평역 간 양방향 전동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코레일은 선로에서 물을 빼내고 신호 장치를 복구해 약 27분 만인 오전 9시47분께 양방향 전동차 운행을 모두 재개했다.
인천 지역에는 이날 오전 6시15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9시20분 기준 부평 90.5㎜, 영종도 85.5㎜, 서구 공촌동 61.5㎜, 남동공단 11㎜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20분 서해5도와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전역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바꿔 발령했다.
인천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23일 오전 침수가 발생한 인천시 남구 승기사거리 인근 반지하 다세대주택에서 소방대원이 배수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도림동의 한 사거리 일대가 폭우로 인해 침수돼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폭우로 침수됐던 인천 남구 주안역 인근 도로의 맨홀이 역류된 빗물의 힘을 견디지 못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앞서 오전 8시20분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가 경보로 대치됐다. 기상청은 이들 지역에 6시간 기준 11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북부 지역 10개 시군 전역에는 이날 오전부터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경기남부 지역도 이날 오전 7시15분 김포·하남을 시작으로 9시20분 현재 광명, 부천, 과천, 안산, 안양, 군포, 의왕 등 12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주의보는 6시간 강우량이 70㎜ 이상이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호우경보는 6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이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앞서 22일엔 연천군 신서면에 168.5㎜의 강우량이 기록되는 등 연천과 포천지역에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연천군 남방한계선에 있는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비홍수기 인명 대피 기준인 2m를 넘어섰다. 연천군은 낮 12시께 필승교 수위가 홍수기 인명대피수위인 1m를 넘어서자 야영객과 낚시꾼 등을 대피시키고, 설치된 각종 어구를 회수했다. 연천지역에서는 22일 낮 12시~1시께 청산면 한탄강과 전곡읍 은대리 차탄천에서 각각 남성 1명과 남녀 2명이 하천 가운데 바위에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연천군 관계자는 “야영객들이 하천 주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20∼7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한 쪽에 머문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경기북부와 인천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나 축대가 무너지는 등의 비 피해가 우려되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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