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경북교육연대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기자회견을 열어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등의 발언을 한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교육연대 제공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에게 공식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북교육연대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3일 오전 10시30분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교육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를 ‘여자 직업 중 교사가 최고’라는 말과 ‘결혼 몸값’으로 인식하는 교육감에게 교육자로서의 철학이 존재하는지 의문스럽다. 이번 발언은 교육감 자신의 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성차별적 인식과 더불어 신분에 대한 차별 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는 이영우 교육감과 더불어 경북교육청 관료 집단 전체가 성차별적이며 구시대적 관행과 문화에 젖어 있음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경북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치원·초등·중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자리에서 500여명을 대상으로 “여교사는 최고의 신붓감”,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성차별적인 관행들을 조장하고, 좌시한 경상북도교육청을 강력히 규탄한다. 또 여성혐오적 성희롱 발언으로 교사들과 도민들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준 이영우 교육감은 공개 사과하라. 교육감의 여성혐오적 성희롱 발언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평등한 교육문화 조성을 위한 성인지 교육을 확대,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경북도당(위원장 박창호)은 이날 이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의당 경북도당은 논평을 내어 “여교사에 대한 성차별적 망언, 전국 꼴찌 수준의 무상급식, 해프닝으로 끝난 전국 유일의 국정 역사교과서 지정, 교육감 공약이행률 전국 꼴찌, 3선 연임을 자랑하고 있는 이영우 교육감의 자랑스런 치적들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영우 경북교육감에게 더 이상 기대하지도 않는다. 하루라도 빨리 경북교육감에서 물러나는 것이 경북교육을 위해서나 경북도민을 바른 길이다”라고 꼬집었다.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교육감은 과거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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