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제주 해안에서 지느러미에 페비닐 건 영상 촬영
“해양 폐기물로 인해 보호대상 해양동물 생태와 안전 위협” 지적
국제보호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바다에서 폐비닐 봉지를 지느러미에 걸고 헤엄치는 장면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의해 찍혔다.
고래연구센터는 최근 제주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서식 현황 파악을 위한 모니터링 조사 중 지난달 25일 남방큰돌고래들이 등과 가슴의 지느러미에 폐비닐 봉지를 걸고 헤엄치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3일 밝혔다. 돌고래들은 미역이나 감태 등 해조류를 지느러미에 걸고 노는 습성이 있는데, 폐비닐 봉지를 해조류 같은 놀잇감으로 착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래연구센터 김현우 박사는 “10년 전부터 분기별로 제주 해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서식을 모니터링해 왔는데, 돌고래들이 폐비닐을 몸에 걸고 노는 것을 확인하기는 처음이다. 종종 그물 등에 걸리거나 좌초해 죽은 돌고래를 해부해보면 위장에서 비닐이나 플라스틱, 끈 등의 이물질이 나오는 일이 있는데, 해양 폐기물이 보호대상 해양동물들의 생태환경과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8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에서 폐사한 돌고래를 해부한 결과 바닷물에 떠다니던 비닐과 끈 등의 이물질을 삼킨 것이 사인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 발표자료를 보면, 한 해 동안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는 약 17만6000t에 이르며, 이 가운데 전국 해안가에 쌓이는 쓰레기는 약 1만2000t으로 추정된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영상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