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0일 오후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초등돌봄전담사 결의대회’를 열고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연장해달라”고 강원도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제공
강원도내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초등돌봄전담사들이 강원도교육청에 업무량 증가에 따른 근무시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0일 오후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초등돌봄전담사 결의대회’를 열어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연장해달라”고 강원도교육청에 요구했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가 강원도교육청을 상대로 공동교섭·투쟁을 하기 위해 꾸린 단체로 조합원 4600여명이 소속돼 있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이례적으로 ‘근무시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초등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내 초등돌봄전담사는 325명으로 각 학교에 마련된 돌봄교실에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5시간씩 25명 이내의 저학년 아이들을 혼자서 돌보고 있다. 하지만 돌봄 교실이 자리 잡으면서 각종 행정업무가 해마다 늘고 있다. 돌봄신청 관리와 급·간식 메뉴 관리, 돌봄배정 관리, 출결 관리, 일지 관리, 회계 관리, 통계 관리, 대국민 공개관리, 강사 관리 등이 전부 초등돌봄전담사가 맡고 있는 행정업무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나이스 초등돌봄교실 프로그램까지 도입된다. 학부모들이 프로그램에 접속하면 매일매일 아이들이 돌봄교실에서 어떤 간식을 먹고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 등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초등돌봄전담사들은 내년부터 매일매일 프로그램에 접속해 업데이트 업무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현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 사무처장은 “늘어난 행정업무 탓에 지금도 출근 전에 미리 나가거나 퇴근 후에 남아 시간 외 근무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업무량은 8시간이지만 근무시간은 5시간인 셈이다. 해결책은 근무시간을 8시간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원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23일부터 초등돌봄전담사 2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참이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노조 쪽의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5시간의 근무시간 가운데 순수하게 돌봄이 이뤄지는 시간은 4시간이다. 30분은 쉬는 시간이고 30분은 행정업무 처리 등을 하라고 주어진 시간이다. 일부 행정업무가 늘어나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근무시간을 3시간이나 더 늘려 8시간으로 하는 것은 교육청으로선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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