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5시 익산역광장에서 평화의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익산 평화의소녀상건립 시민추진위원회’ 제공
전북 익산에도 평화의소녀상이 세워진다. ‘익산 평화의소녀상건립 시민추진위원회’는 15일 오후 5시 익산역광장에서 평화의소녀상 제막식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추진위는 “익산역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지금의 위치에 세워져 호남관문이자 일제수탈의 현장으로 민족의 아픔을 함께해온 역사적인 장소이다. 특히 이땅의 젊은 청년들이 강제징집돼 전쟁터로, 어린 소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려고 열차에 강제로 태워졌던 고난의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운성·김서경 부부 조각가가 제작에 참여한 익산 평화의소녀상은 의자에 앉아있는 좌상이 아니라 우뚝 서 있는 모습이다. 전방을 응시하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왼손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이 의회에서 통과시킨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을 들고 있다. 오른발 아래는 2015년 12월28일 박근혜정부가 굴욕적으로 일본과 합의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문을 밟고 있다.
소녀상 주변에는 모금에 참여한 시민명판과 건립선언판 등이 익산에서 유명한 황등석으로 꾸며졌다. 표지석에는 원광고 1학년 김주훈군의 시 <나비소녀>가 새겨졌다. 이 시는 공모로 뽑혔으며 내용은 “추운 겨울 산속 빙판에 서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어린 소녀여 그대의 이름은 나비, 이제는 홀가분하게 창공을 향해 비상하라”는 것이다.
90여곳 단체가 참여한 시민추진위원회가 지난 2월 꾸려졌고, 7천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벌였으나 9500만원을 넘어섰다. 약 6개월 만에 시민단체 116곳, 기업 40곳, 학교 29곳, 158가족(624명), 개인 1885명이 참여했다. 추진위는 소녀상 제작비에만 3300만원이 들었지만, 다른 비용까지 포함해 9천만원 가량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영화 <귀향>을 상영하고 각종 공연이 있다.
송태규 추진위 상임대표는 “근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익산역에 반드시 소녀상이 세워져야 한다는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 및 배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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