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아침 전주 삼천의 효자교 하상도로 주변에 수달 수컷 한 마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 전주 삼천에서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이 6달 사이에 잇따라 도로에서 숨져 대책이 필요하다.
전주시는 지난 15일 오전 8시10분께 삼천의 효자교 언더패스(하상도로) 도로변에 수달 한 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이곳을 지나던 택시 운전기사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죽은 수달은 길이 70~80㎝, 몸무게 9~10㎏으로 1~2년생 수컷으로 추정된다.
전북대 수의학과 임채웅 교수는 “무엇인가에 부딪힌 두개골 부분의 상처가 있는데 이로 인해 수달이 죽은 것 같다. 하천과 연결된 관으로 들어와 도로 위로 올라간 뒤 다시 하천으로 내려가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 제보로 일찍 현장에 도착한 한은주 전북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로드킬 당한 수달이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에 있었는데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보면 당일 새벽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수달의 행동권역이나 발육상태로 볼 때 두 달 전 전주천에서 재롱을 부리던 수달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지난 6월 삼천처럼, 만경강 지류인 전주천에는 수달 가족 3마리(어미 1마리, 새끼 2마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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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수달의 죽음은 6개월 전에도 있었다. 지난 2월5일 전주시 삼천 효자교 근처 도로에서 수달 한 마리가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2월에도 몸길이 120㎝의 수달이 죽은 채 발견됐는데, 여전히 차들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감속시설이나 폐회로텔레비전(CCTV)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삼천 하상도로 주변에 수달의 진입을 막기 위해 보호망을 설치했지만 오히려 수달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로드킬 방지를 위해 △하상도로 구간에 설치했던 펜스 밑의 열린 공간을 막아서 수달이 도로로 올라오는 일이 없도록 하고 △하천과 연결된 관에서 도로로 올라올 수 있는 장소에 안전망을 설치하며 △하상도로를 지날때 자동차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 등을 제안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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