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광주 전남대 사범대 건물 앞에서 열린 <광주민중항쟁도> 벽화 복원 안전기원제에서 참석자들이 작업이 끝날 때까지 무탈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광주민중항쟁도복원추진위 제공
전국에서 처음으로 5·18항쟁을 소재로 제작된 벽화인 <광주민중항쟁도>의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광주민중항쟁도 벽화 복원 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북구 전남대 사범대 건물 앞에서 추진위원 등 100여명 참석해 안전기원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전남대의 별칭인 ‘용봉골’을 상징하는 용 머리 그림과 안전장비들이 상에 올랐다. 또 벽화와 똑같은 크기의 대형 그림 펼침막을 제작해 시민들이 직접 그려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벽화는 1990년 6월 전남대 그림패 ‘마당’과 예술대학 미술패 ‘신바람’, 사범대 미술교육과 학생들이 전남대 사범대 건물 벽면에 가로 10m, 세로 16m 크기로 제작했다. 총을 든 왼손을 힘차게 뻗은 청년과 군용차를 탄 시민군, 가마솥에 밥을 짓는 모습 등을 통해 광주항쟁의 공동체 정신을 담았다. 이 작품은 5·18항쟁을 다룬 첫 대형 벽화라는 데 의미가 있다.
19일 전남대 사범대 <광주민중항쟁도> 벽화 복원 작업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모습. 추진위 제공
하지만 27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벽화 곳곳에서 페인트가 벗겨지고 훼손돼 보수가 시급한 상태였다. 이에 전남대민주동우회가 벽화 복원을 제안해고, 현재까지 800여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해 2300만원을 모금했다. 광주시와 5·18민주화운동기록관도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힘을 보탰다. 추진위는 28일까지 벽화 복원을 완료한 뒤 다음달 2일 제막식을 연다.
추진위는 세척 작업을 끝내고 이날부터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복원 작업에는 당시 직접 벽화 제작에 참여한 화가 김화순(전남대 89학번)씨 등 작가 6명과 미술학도 등 10~20여명이 참여한다. 김 작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바람 한줄기만 불어도 기분 좋은 벽화복원작업, 오늘로 이틀째입니다. 높은 가설재 위에서 당시 집회했던 중앙도서관 앞 광장을 내려다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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