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국군수도병원서 육군 5군단장으로 엄수
군, 장비 결함·장약 불량·관리 부주의 등 조사
군, 장비 결함·장약 불량·관리 부주의 등 조사
20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정아무개(22) 일병과 이아무개(27) 중사의 빈소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이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한 군 장병들과 가족, 친지 등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정 일병과 이 중사는 지난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 포사격 훈련장에서 케이(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순직했다.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은 이 중사는 사고 당일에, 정 일병은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다음날인 19일 새벽 숨졌다.
유가족들은 날벼락같은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할 말을 잊은 채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마지막까지 예우를 갖춰달라며 울먹였다. 정 일병의 어머니는 “항상 우리의 손발이 되어준 심성 곧고 착한 아들이었다. 너무 못 해준 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다 눈물을 훔쳤다. 대학에서 전자기계설비를 전공한 정 일병은 졸업을 1학기 남긴 지난해 12월 입대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19일 밤 수도병원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사고원인 규명과 희생된 장병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약속했다. 군 당국은 장비 결함, 장약 불량, 탄약 관리 부주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사고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2발을 쏘고 3발째 발사 대기 중인데 포신 뒤(K-9자주포 내부)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 안전통제관(사망)이 ‘대기! 대기!’ 외친 순간 포탄이 나가고 장약이 터지더니 후폭풍이 일었다”고 아비규환이 됐던 사고 당시 순간을 전했다. 이번 사고로 2명이 숨지고, 다친 5명은 치료 중이다.
한편, 정 일병과 이 하사의 합동영결식은 21일 오전 7시30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육군 5군단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해는 영결식 뒤 오후 2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육군은 “순직한 장병들에 대해 1계급 추서 검토, 보상 등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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