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강원 홍천군 화촌면 야시대리 도로에 낙석과 토사가 발생해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 휴가가 막바지로 치달은 8월 셋째 주말 중부지방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3명이 숨지고 산사태와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용문산 계곡에서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여성 2명이 지난 1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양평경찰서는 18일 오후 7시30분께 “계곡 물에 사람 비슷한 무언가가 떠내려간다”는 관광객의 신고를 받고 탐문에 나서 인근 마을 이웃 주민인 정아무개(62·여)씨와 장아무개(51·여)씨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11시간여 만인 19일 오전 6시30분께 마을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물에 떠 숨져 있는 정씨를 발견했다. 장씨는 이보다 1.5㎞ 하류 지점 교각에서 오전 9시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두 분은 가까운 이웃으로 평소 집 근처 계곡에 설치한 평상에서 종종 담소를 나눴고 비가 많이 올 때는 떠내려가지 않도록 함께 평상을 옮기곤 했다”는 주민 진술에 따라 정씨 등이 비가 많이 내리자 평상을 옮기려다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용문산 일대에는 18일 오후 4시30분께부터 1시간여 동안 41㎜의 소나기가 내렸다.
20일 오전 8시44분께는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하구암리 인근 평택~제천 고속도로에서 제천 쪽으로 가던 승용차(운전자 송아무개·30)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갓길로 넘어졌다. 뒤따라 오던 또 다른 승용차(운전자 김아무개·57)가 이 차량과 추돌하면서 송씨의 어머니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의 군도 10호선에선 비 탓에 산사태가 나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홍천군의 설명을 들어보면, 19일 늦은 밤부터 비가 시작돼 20일 오전 2시30분께 1000t 정도의 낙석과 토사가 도로로 쏟아졌다. 산사태 당시 도로를 지나는 차량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홍천군은 차량을 우회하도록 안내하고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20일 비구름으로 가득한 서울 하늘.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편, 이날 오전 서해 5도를 포함한 인천 전역과 경기도 파주, 의정부, 양주, 고양, 포천, 연천, 동두천, 김포 등 8개 지역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는 낮 12시30분을 기해 해제됐다. 그러나 밤부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다시 호우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는 이날 오전 0시4분께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낮 12시40분 현재 옹진군 덕적도 88.5mm, 중구 을왕동 66mm, 서구 공촌동 65mm, 옹진군 승봉도 58.5mm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경기 북부지역도 오후 1시 현재 의정부 82.5㎜, 파주 탄현 82.0㎜, 포천 76.0㎜, 양주시 남방동 73.5㎜, 남양주 72.5㎜의 폭우가 내렸다. 일부 지역엔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기상청은 21일까지 100㎜, 많은 곳은 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비구름이 약화해 비가 소강상태”라며 “남서쪽에서 강한 비구름대가 접근해 밤부터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경만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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