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가 익산시 이리동산초등학교 학생에게 보낸 답장. 이윤미 교사 제공
“저는 여러분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대통령과 함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8~19일 전북 익산시 이리동산초등학교 5학년 전체 학생 125명의 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씨의 편지가 도착했다. 3개월여 전 학생들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다. 봉투에는 주소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1’이라고 찍혀 있고, 답장 끝부분에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드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5학년 학생들은 지난 19대 대선기간 2주 동안 ‘촛불로 일으킨 민주주의’를 주제로 수업을 했다. 촛불집회 역사를 배우고, 후보 공약을 분석했으며, 모의투표도 벌였다. 선거 다음날인 5월10일 마지막 수업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자 편지를 썼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가 익산시 이리동산초등학교 학생에게 보낸 답장의 겉봉투. 이윤미 교사 제공
5학년 부장인 이윤미 교사는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5월11일 대봉투 하나에 학생들 편지를 모두 넣어 청와대로 부쳤는데 7월 초 청와대로부터 ‘학생들 주소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와서 보내줬다. 한참 동안 답장이 오지 않아서 청와대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오해했고, 전체 학생들 주소를 알려줘 걱정도 했다. 많은 학생들에게 답장을 하려다 보니 늦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답장은 A4용지 1장 분량으로 학생들 각자 이름이 적혀 있었고 내용은 같았다. 답장은 “여러가지를 경험해보고 그 가운데 무엇이 가장 즐거운지 곰곰이 생각해서 꿈을 찾는다면 가장 좋겠지요…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차곡차곡 쌓아 간다면 어느 샌가 꿈이 가까워질 것입니다”라는 내용이다.
대통령 부인의 편지를 받은 뒤 깜짝 놀란 학생들은 “좋은 수업 해서 이런 편지도 받았어요. 선생님 감사해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교사는 “청와대서 온 답장은 아이들의 세상을 향한 작은 움직임에 대한 고마운 피드백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이번 편지 경험이 긍정의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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