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고 이황근 교장이 학생들에게 이름 삼행시를 지어 편지를 전달했다. 고창고 제공
대입수학능력 시험 88일을 즈음해 한 고교 교장이 3학년 학생 전원에게 학생 이름 삼행시를 담은 격려편지를 전달해 눈길을 끈다.
전북 고창고 이황근 교장은 수능 D-88일(8월20일) 다음날인 지난 21일 ‘팔팔하게 도전하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기 위해, 일률적인 편지가 아닌 개인별 이름 삼행시를 지어 맞춤형 격려편지를 전달했다.
이 교장은 3학년 전체 185명을 위해 꼬박 5일간 삼행시를 다듬어서 편지를 작성했다. 예컨대 김현우 학생의 경우에는 △김, 김씨 가문과 고창고의 최고 멋쟁이! △현, 현명하게 지금처럼 고고! △우, 우리들의 우상이 되리라! 수능 D-88, 열정으로 고고! 등이다.
편지는 꿈과 도전이라는 내용에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3>의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를 담았다. 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는 맨스필드의 명언도 담았다.
이름 삼행시 편지를 받은 학생회장 문연관군은 “수능 88일을 지나면서 지치고 힘들 때 교장선생님의 격려편지를 받고 가슴이 뭉클했고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무너위 속에서도 학업에 전념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이름 삼행시를 결정했다. 과거 교사로 있을 때 다른 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학생들에게 이름 삼행시를 선물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서 이번에도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으로 무엇을 구입해 선물하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이 들어가야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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