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춘천에서 훈련을 받던 예비군 13명이 말벌에 쏘였다. 사진은 인근 군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을지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 춘천에서 훈련을 받던 예비군들이 단체로 말벌에 쏘이는 사고가 났다.
23일 육군 모 부대와 예비군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2일 오후 7시55분께 춘천 칠전동 인근 군부대에서 야간 훈련을 받던 ㄱ(26)씨 등 예비군 13명이 말벌에 쏘였다. 당시 130여명이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20~30여명이 진지 점령 훈련을 위해 인근 야산에 올라갔다 단체로 벌에 쏘였다. 벌에 쏘인 예비군들은 춘천국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ㄱ씨는 “어둠 속에서 산에 올라가는데 위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다들 영문도 모른 채 도망치듯 내려오다 뒤통수와 팔 등을 쏘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말벌에 쏘인 예비군들은 사고 직후 군당국의 안이한 대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예비군은 “여러 차례 고통을 호소했지만 군당국은 우왕좌왕하기만 할 뿐 제대로 된 응급조처를 하지 않았다. 5분 거리에 있는 민간병원을 두고 20~30분이나 걸리는 군병원으로 이동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군부대 관계자는 “해당 부대 군의관이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응급조처를 한 뒤 후송을 했다고 보고를 받았다. 예비군이지만 훈련을 받다가 다쳤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군병원으로 후송한 것이다. 민간병원으로 바로 가면 예비군들이 자비로 부담하는 등의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