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마사고 특정감사서 운영 문제점 12건 적발
이사장 딸 운영 리조트 말, 실습용 사료 무료로 먹이고
주민 대상 학교 특색사업 학생들에 참여 강요하기도
마사고 “감사서 지적된 부분 인정하지만 과장된 측면”
이사장 딸 운영 리조트 말, 실습용 사료 무료로 먹이고
주민 대상 학교 특색사업 학생들에 참여 강요하기도
마사고 “감사서 지적된 부분 인정하지만 과장된 측면”
전문 승마인을 양성하는 전북 장수군 한국마사고의 운영 문제점이 교육청 감사에서 무더기로 드러났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4~6월 기간 모두 9일 동안 마사고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여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이사장 딸이 대표로 있는 주변 리조트의 말반입 사육, 특색사업 운영 및 외부기관 협조 부적정, 계약제교원 채용 부적정 등 12건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감사내용을 보면, 학교 쪽은 지난해 9월20일부터 11월15일까지 매주 1차례 진행한 주변 학교 등의 승마체험에 정규수업 시간인데도 학생 20~25명을 도우미로 보냈다. 또 지난해 11월 학생들을 수업시간에 학교 이사장이 운영하는 주변 리조트의 승마체험 프로그램 도우미로 2차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가 이사장이 리조트에서 키우는 말 9마리를 2015년부터 지난 5월까지 학교 안 말 사육시설인 마방에 두고 학교 소유의 말 사료·건초·톱밥 등 실습재료를 무료로 먹이게 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말사육 비용(전공실습비)으로 매달 27만원씩을 내고 있으며, 말 1필당 월 60만원의 사육비가 들어간다. 관리할 말이 늘면서 청소할 양의 증가로 학생들을 힘들게 한 부분도 지적됐다. 감사가 진행되자 학교 쪽은 리조트 소유 말을 모두 마방에서 뺐다.
또 학교에서 운영하는 특색사업인 ‘장수군민과 함께하는 승마교실’의 참가자 중에서 절반가량이 장수군 주민이 아닌 점과 이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강제적으로 참여한 부분도 드러났다. 이로 인해 체험에 사용된 말이 다음날 정규수업에 투입되는 데 무리가 따랐고, 학교시험 전날 진행된 경우도 있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학생과 교육용 말들이 적정한 행정절차 없이 리조트 승마체험에 이용됐다.
전북교육청은 기간제교사 채용과정에서도 공고를 내지 않는 등 임용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도 부적정했다고 판단했다. 도교육청은 교장과 교사, 행정직 등 4명에게 경징계·경고 등의 처분을 내렸다.
학교 쪽은 이에 대해 “도교육청 감사에서 지적된 부분은 인정하지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말은 특성상 초지에 풀어놓을 수밖에 없고, 말 관리비 월 60만원도 너무 많다. 지난 23일 징계위원회에서 교장 등 4명은 경고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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