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시화전 ‘삶이 내게 말을 걸었다’가 9월5일부터 10월14일까지 부산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지하 1층 인권전시관에서 열린다. 문화공간 ‘빈빈’ 제공
부산에 사는 ㄱ(51)씨는 1990년 군 제대 뒤 일본어와 서예, 기타를 배웠지만 실력이 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직장 동료들은 “ㄱ씨가 이상하다”며 그를 따돌렸다. ㄱ씨는 1991년 병원에서 조현병 진단을 받고 3개월 동안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ㄱ씨는 이후 몇차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ㄱ씨의 자긍심과 자존감은 사라져 갔다. 자신을 뒷바라지하며 늙어가는 부모님 생각에 괴로웠다. ㄱ씨는 복지시설을 다니면서 6년 전부터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시를 통해 달랬다.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듬고, 세상을 올곧은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 그는 문예 공모전에도 응모하고, 문학콘서트의 자작시 낭송에도 참여했다.
“파도에 밀려오고 시련에 밀려가고, 그 세월 너무 길어 어느새 작아 졌네. 당당한 그 모습들이 본보기가 되었네.” ㄱ씨가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시 <조약돌>이다. 그는 시 쓰기를 통해 한때 옅어졌던 자긍심과 자존감을 회복했다. 세상과 다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문화인들이 꾸린 단체 ‘빈빈’은 ㄱ씨 등 정신장애인 33명의 시와 그림을 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인권전시관에 내걸고 시화전 ‘삶이 내게 말을 걸었다’를 연다. 인권전시관은 지난 2010년 4월 물만골역 지하 1층 260㎡ 규모로 국가인권위원회 부산 인권사무소가 부산교통공사와 함께 만들었다. 김종희 빈빈 대표는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이를 통해 성장한다. 이번 시화전에 참여하는 정신장애인 작가들은 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달하고자 한다.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051)627-2063.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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