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대도시 자살 원인 ‘사회관계 단절’ 가장 커”

등록 2017-09-08 17:00수정 2017-09-09 16:40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자살예방의 날’을 앞둔 9일 서울 한강 교각 중 자살사고가 가장 잦은 마포대교에 세워진 ‘한번만 더’ 동상과 교각 난관에 쓰인 생명 존중과 자살 예방을 위한 문구들이 붙어 있다. 2015년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5명으로 2003년 이후 1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2011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후 국내 자살률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자살공화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자살예방의 날’을 앞둔 9일 서울 한강 교각 중 자살사고가 가장 잦은 마포대교에 세워진 ‘한번만 더’ 동상과 교각 난관에 쓰인 생명 존중과 자살 예방을 위한 문구들이 붙어 있다. 2015년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5명으로 2003년 이후 1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2011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후 국내 자살률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자살공화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연합뉴스
지역 단체·대학 공동 ‘도시지역 심리사회부검’ 연구
사회관계 손상 86.8%, 정신질환 60.9%, 경제문제 55%
“우울증 발견·치료에 집중된 자살예방책 한계” 지적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가족이나 친구가 없이 사회에서 고립된 사람일수록 자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윤 충남 광역 정신건강 복지센터 부센터장과 최명민 백석대 교수를 중심으로 꾸려진 연구팀은 8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자살예방 대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지방의 한 대도시에서 발생한 자살 사건 169건의 자료와 유가족 면담 내용, 지역 특성 등을 분석했다.

이날 발표한 ‘도시지역 심리사회부검 결과’를 보면, 도시 거주자 자살 원인은 △사회적 관계 손상(86.8%) △정신질환(60.9%) △경제적 문제(55%) △신체질환(35.5%) 등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자 평균 나이는 45.2살로 20∼50대가 전체의 68.1%를 차지했고 여성보다 남성이 2.27배 더 많았다. 자살자의 거주 형태는 다세대주택에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았다. 33.7%가 1인 가구였고, 절반 이상이 원룸 등 다세대주택(50.3%)이나 고시텔·여관 등(6.6%)에 살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자 중에는 평소 경제적 문제나 가족관계 어려움으로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우울증세를 겪은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유년기 보호자의 부재와 방임, 빈곤과 박탈, 학대와 폭력, 배제와 소외 등으로 불안정하고 외롭게 성장했고 이런 요인들이 이후 삶에도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했다고 조사됐다.

또 △도시개발에 밀려 슬럼화된 구도심 △도시 외곽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도시 난개발에 따른 유흥가와 신축 원룸 혼합 지역 등에서 자살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런 지역이 거주민 사이의 소통·유대, 지역 정체성이 부족하고 주거환경이 열악해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 교수는 “자살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험하는 우울은 상당 부분 객관적·현실적인 조건이 작용했다. 우울증 발견·치료에 집중된 우리나라 자살예방 정책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기존의 자살예방책을 넘어서 아동복지의 강화, 공동체 회복, 다양성 존중, 소수자 배려 등 거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살예방교육도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