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49회 난계 국악축제에서 난계국악단이 연주하고 있다.영동군청 제공
“박연은 세상일에 통달한 학자라 할 수 있다.”
세종이 1428년 2월20일 신하의 물음에 난계 박연(1378~1458)을 평가한 말이다. 세종은 박연을 특히 아꼈으며, “악기는 박연에게 맡긴다면 성음의 절주(규칙적인 음의 흐름)는 거의 될 것”이라고 했다.<세종실록>(37~39권)
박연은 <조선왕조실록>에 120차례 언급됐으며, 이 가운데 <세종실록>에만 76차례 이름이 오르내렸다. 세종의 명으로 편경(음을 조율하는 악기)을 개량하고, 조선 초기 궁중음악을 정리했다. 세종은 “중국의 경은 화하고 합하지 아니하며, 지금 만든 경이 옳게 됐다. 소리가 매우 맑고 아름다우며, 율을 만들어 음을 비교한 것은 놀랍다. 매우 기쁘다”고 박연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세종실록>(59권) 박연은 우륵, 왕산악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고 있다.
박연은 충북 영동에서 나고 자랐으며, 벼슬을 마치고 돌아와 고향에 묻혔다. 영동은 1965년 그의 국악 혼을 기려 난계예술제를 열었으며, 지금은 난계 국악축제를 열고 있다.
50회 난계 국악축제가 21~24일 영동에서 열린다. 난계 국악 체험촌에 설치된 천고 타북식을 시작으로 심천면 난계사에서 숭모제가 이어진다. 조선 시대 어가 행렬, 난계 거리 행진 등이 펼쳐진다. 영동 하상 주차장 무대에선 박연이 정리한 종묘제례악 시연이 이뤄지고, 국악 동요대회, 국악 퓨전 콘서트, 시조경창대회, 풍물경연, 난계국악단 공연 등이 이어진다.
50회 난계 국악축제와 8회 대한민국 와인 축제를 알리는 거리 펼침막.영동군청 제공
같은 기간 영동의 명물인 포도로 빚은 포도주를 선보이는 8회 대한민국 와인 축제도 펼쳐진다. 와인 축제에선 영동 농가 와이너리(농가 와인 제작소) 와인 시음·판매, 와인 족욕, 통기타 경연 등이 이어진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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