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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능행차 222년 만에 완전 재현

등록 2017-09-19 10:17수정 2017-09-19 21:36

23~24일 서울 창덕궁~수원 화성~화성 융릉
서울·수원·화성 등 9개 지자체 참여
59.2㎞ 연인원 4580명 말 690마리
외국인도 300여명 참여
정조대왕이 화성 능행차를 위해 창덕궁에서 출궁하는 모습. 오는 23일 오전 8시15분 서울 창덕궁 앞에서 시작된다.
정조대왕이 화성 능행차를 위해 창덕궁에서 출궁하는 모습. 오는 23일 오전 8시15분 서울 창덕궁 앞에서 시작된다.
‘지상 최대의 왕실 퍼레이드’로 불리는 정조대왕 능행차가 222년 만에 완전히 복원된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화성 현륭원에 참여하기 위해 1795년 능행차에 나섰다. 정조의 능행 기록을 담은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보면, 1795년 윤2월9일부터 16일까지 8일 동안 걸친 능행차에 1779명, 말 779필이 동행한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 동원된 인원은 6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조의 이러한 능행차가 전부 재현되는 것은 222년 만의 일이다. 오는 23~24일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을 거쳐 화성시의 융릉까지 59.2㎞에 걸쳐 재현될 정조 능행차에는 연인원 4580명의 시민과 취타대 16팀 460명이 참여하며 말 690필이 동원된다.

서울시를 비롯해 수원·화성시 등 3개 시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 종로·용산·동작·금천구와 경기도 안양·의왕시 등 6개 자치단체도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역 연합 축제이기도 하다.

■ 창덕궁을 떠나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화성 융릉까지 능행차를 위해 나선 시각은 1795년 윤2월9일이었고 출궁 시간은 아침 5시~7시인 묘시였다. 오는 23일 아침 8시15분 창덕궁 앞에서 융복을 입고 모자에 깃을 꽂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의례를 담당하는 관리인 좌통례의 계청(임금에게 아뢰는 일)을 시작으로 출궁 의식을 재현한다. 왕을 비롯해 800여명과 말 100필의 대규모 행렬이 숭례문을 거쳐 한강 이촌지구 배다리로 나아간다.

정조대왕이 능행차를 위해 한강에 설치된 배다리를 건넌다.
정조대왕이 능행차를 위해 한강에 설치된 배다리를 건넌다.
■ 배다리를 타고 한강을 건너서 이날 12시 정조는 한강 이촌지구에서 노들섬까지 310m에 이르는 배다리를 건너 한강을 건넌다. 노들섬에서는 정조가 직접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게 수라를 올렸던 ‘수라올림’ 의례를 재현한다. 배다리는 정조가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능을 수원의 화산으로 이전한 뒤 정조의 화성 행차가 잦아지자 한강 도강을 위해 만들어졌다. 배다리 위치는 현재의 한강대교와 한강철교 중간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강 위에 교배선 36척을 줄지어 설치한 뒤 이 위에 소나무 판자를 이용해 길이 330~340m가량 배를 가로지르는 판자를 대고 그 위에 잔디를 깔았다. 폭은 7.2m다.

한강 다리를 건넌 정조대왕은 23일 오후 6시 시흥행궁에서 하루를 머문다. 사진은 정조의 호위 군대인 장용영의 군사들이 자객을 막아내는 자객 대적 공방전의 모습.
한강 다리를 건넌 정조대왕은 23일 오후 6시 시흥행궁에서 하루를 머문다. 사진은 정조의 호위 군대인 장용영의 군사들이 자객을 막아내는 자객 대적 공방전의 모습.
■ 시흥행궁에서의 경숙((經宿‘숙박)

한강을 건넌 정조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구간의 마지막 도착지인 시흥행궁에 도착해 여장을 푼다. 시흥행궁은 정조의 능행차시 능행 때와 귀경할 때 쉬기 위해 1794년 지어졌다. 시흥행궁에 머문 인원은 1700여명이고, 그 외에 음식 준비 등에 필요한 인원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2000여명에 이르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정조를 맞이하는 ‘정조맞이 호위무사’의 퍼포먼스와 함께 백성들의 하소연을 듣는 상언경쟁 상황극이 펼쳐진다.

정조대왕은 지지대 고개를 거쳐 수원 화성 장안문으로 입성한다. 사진은 오는 24일 오후 5시40분 장안문에서 재현될 수원유수의 정조 맞이 연습 장면.
정조대왕은 지지대 고개를 거쳐 수원 화성 장안문으로 입성한다. 사진은 오는 24일 오후 5시40분 장안문에서 재현될 수원유수의 정조 맞이 연습 장면.
■ 지지대 고개를 거쳐 수원 화성(華城)으로 시흥행궁에서 하루 머문 정조는 24일 행궁을 출발해 안양·의왕시에서 안양과 의왕현감의 정조맞이를 받은 뒤 이날 오후 2시35분 지지대고개를 넘어 수원 화성으로 입성한다. 노송지대는 수원시 장안구 파장·정자·송죽동 일대로, 정조가 내탕금 천 냥을 하사해 소나무 500그루와 능수버들 40여그루를 심게 해 조성한 곳이다.

1번 국도의 지지대고개 정상으로부터 약 5㎞에 걸쳐 내려오는 구간으로, 정조대왕은 환궁 길에 지지대에서 사도세자의 원침인 현륭원이 있는 화산을 바라보기 위해 행차를 잠시 멈추었다고 전해진다. 지지대 고개를 지난 정조는 오후 5시40분 수원 화성의 장안문에서 조선시대 장용영 군사들의 군문 의식 속에 수원 유수의 정조 대왕 맞이 모습을 재현한다.

사진은 수원 화성에 도착한 정조대왕이 24일 오후 8시 화성 연무대에서 재현될 조선시대 야간군사훈련인 야조(夜操)를 지휘하는 모습.
사진은 수원 화성에 도착한 정조대왕이 24일 오후 8시 화성 연무대에서 재현될 조선시대 야간군사훈련인 야조(夜操)를 지휘하는 모습.
■ 화성행궁에서 야조

수원 화성에 입성한 정조는 이날 오후 6시 화성행궁 광장에서 100여명에 이르는 백성들이 왕의 거동 중에 징이나 꽹과리를 쳐서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격쟁을 듣고 관람객 사이에 숨어 있던 자객들이 정조를 습격하는 자객 대적공방전도 재현된다. 정조는 오후 8시 수원 화성의 연무대로 옮겨 조선시대 야간군사훈련인 ‘야조(夜操)’를 지휘한다.

8일간에 걸친 이뤄진 정조의 능행차를 2일이라는 시간 안에 재현하면서 정조가 화성행궁을 떠나 화성시 융릉으로 향하는 출궁 의식은 이날 오전 8시50분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리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융릉에서 제를 올리는 현릉원 제향은 이날 오후 3시 화성 융릉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1795년 을묘년 정조대왕의 원행을 재현한 이번 행사에는 외국인 300여명 등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행사로 진행된다.
1795년 을묘년 정조대왕의 원행을 재현한 이번 행사에는 외국인 300여명 등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행사로 진행된다.
■ 시민들이 함께하는 능행차

이번 정조 대왕의 능행차는 시민참여형 축제다. 능행차에만 외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5천여명의 시민이 시민체험단으로 참여한다. 능행차를 위한 범시민참여캠페인에는 3억5000만원을 모을 예정이었으나 목표액을 훌쩍 넘어 4억9200만원이 모금됐다. 시민 기부자들이 낸 성금으로 마련된 3천개의 ‘효행등’이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야조가 펼쳐지는 수원 연무대 3.1㎞에 내걸려 불을 밝힐 예정이다.

행사 중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도 다양하다. 24일 오후 1시30분부터 수원 장안문에서는 27개 동아리팀 1300여명이 참여하는 ‘조선백성환희마당’이, 같은 날 오후 5시20분 수원 화성행궁 앞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조선백성 플래시몹’이 각각 열린다.

수원/글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수원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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