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여는 ‘선미촌 리본’(Re-born) 기획전시 포스터. 전주시가 조성한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주변 보도블록에 ‘여성이 행복한 거리로’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13주년을 맞아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이달 21~2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북 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안의 기억공간 등 3곳에서 ‘선미촌 리본’(Re-born) 기획전시를 연다.
선미촌 기억공간은 전주시가 첫번째 매입한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안의 폐공가로 시민들이 쉬는 장소인 시티가든으로 바꿨다.
이 기획전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6명과 현장활동가 4명이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보라’, ‘잇다’, ‘엮다’ 등 3개 부문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보라’는 한때 성매매업소로 성업했지만 폐가의 흔적들 속에서 거기에 머물렀을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자 했다. 고형숙 작가의 작품 ‘일상의 풍경-사라지는 것들’이다.
‘잇다’는 과거 성매매업소 현장에서 이뤄지며, 당시 장소가 여성들의 열악한 착취공간이었음을 증언한다. 김정경 작가의 ‘익명의 K가 부칠수 없었던 편지’ 등을 선보인다. 김두성 작가는 시멘트와 철을 소재로 만든 작품 ‘그녀의 나무’를 선보인다. ‘엮다’는 선미촌이 여성들에게 되돌려지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김준우·정문성·장근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특히 21일 오후 4시 선미촌 기억공간에서는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송경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의 사회로 이현정 작가, 서난이 전주시의회 의원, 장근범 사진작가, 김정경 시인, 문주현 남성모임 ‘시시콜콜’ 회원 등이 참여한다.
오수연 사무국장은 “예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 인권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2000년 9월19일 발생한 전북 군산시 대명동 성매매업소 화재사건 등으로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됐다. 전주시는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을 지역주민과 함께 예술촌 조성 등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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