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학생들이 오는 11월 중으로 캠퍼스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교내 축제가 열리는 지난 19일 모금함을 놓고 홍보를 하고 있다. 대구대 총학생회 제공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대구대 학생들이 캠퍼스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대 총학생회는 20일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총학생회 간부 학생들이 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학캠퍼스 곳곳에서 모금함을 놓고 소녀상을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모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10월31일까지 1천만원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펼친다. 대구대 총학생회 쪽은 “매일 아침 일찍 학교 스쿨버스가 정문에 도착할 때쯤 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상대로 모금을 하거나 교내 식당 등지에서도 모금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돈으로 학생들은 11월중 대학 캠퍼스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계획이다. 대구대 총학생회 관계자들은 “소녀상을 세우는 장소로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대구대 정문 쪽이나 햇살광장 등지를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대구대 관계자는 “모금이 끝나면 학생들과 함께 소녀상을 세우는 장소를 논의할 생각이다. 캠퍼스에 소녀상을 세우는 데 대해 현재로서는 재단이나 대학본부, 교직원 쪽에서 부정적인 반응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건립된 뒤 우리나라와 외국 50여곳에 세워져있다. 경북에서는 포항, 안동, 상주에 소녀상이 서있고, 구미에서는 고교생들이 앞장서서 설립을 추진중이다. 대학캠퍼스에는 충남대, 김해 인제대, 부산 동아대 등지에서 추진중이지만 아직 설치된 곳은 없다. 김선휘(26·스포츠레저학과 4년) 대구대 총학생회장은 “캠퍼스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려는 것은 역사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점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반성이자 잘못된 일을 잊지말자는 다짐의 뜻이 깃들어있다”고 말했다.
대구대 학생들은 지난 7월 서태평양 사이판에 다녀온 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생각했다. 사이판에서는 (사)해외희생동포 추념사업회가 매년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뒤 이곳에서는 5천여구를 웃도는 한국인 유골이 발견됐다.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에 끌려가 활주로 건설 등으로 혹사당한 뒤 굶주림과 풍토병을 견디지 못해 희생당한 넋이다. 대구대 설립자인 이영식 목사(1894∼1981)가 앞장서서 이 영혼들을 수습해 충남 천안의 ‘망향의 동산’에 안장했다. 대구대는 지난해 개교 60주년을 맞아 추모비를 세우기도 했다.
김준형(23·부동산학과 4년) 대구대 총대의원회 의장은 “사이판에서 희생된 동포들의 이야기를 듣고 울분을 느꼈다.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모여 소녀상 건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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