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은 20일 장생포동 고래생태체험관 앞 광장에서 ‘아기돌고래 고장수 100일 맞이’ 행사를 벌였다. 오른쪽 두번째가 서동욱 남구청장. 신동명 기자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 큰돌고래가 20일로 100일을 맞았다. 환경생태운동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고래생태체험관의 새끼 돌고래 출산 100일을 축하할 일이 아니다”라며 “돌고래쇼장을 폐쇄하고 남은 돌고래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을 관리·운영하는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이날 오전 11시30분 남구 장생포동 고래생태체험관 앞 광장에서 ‘아기돌고래 고장수 100일 맞이’ 행사를 벌였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100일을 맞은 큰돌고래 새끼에게 아버지 ‘고아롱’의 성을 따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라”는 뜻을 담아 '고장수'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수컷 새끼 큰돌고래 ‘고장수’는 지난 6월13일 오전 8시15분께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 있는 15살 수컷 ‘고아롱’과 18살 암컷 ‘장꽃분’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날 때 길이 110∼120㎝, 몸무게 20㎏에서 지금은 길이 140㎝, 몸무게 40㎏으로 자랐다. 고래생태체험관 관계자는 “어미와 함께 보조풀장에서 활발하게 헤엄치며 수면 위로 높이 점프도 하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전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서 함께 헤엄치며 물놀이를 즐기는 큰돌고래 어미와 새끼. 고래생태체험관 제공
남구와 고래생태체험관 쪽은 아기 큰돌고래 ‘고장수’가 태어날 때까지 임신 사실을 함구하고 출산도 어미와 새끼가 받게 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시용 수족관이 아닌 보조풀장에서 하게 했다. 또 출산 뒤엔 어미와 새끼의 안정을 위해 전시용 수족관의 다른 돌고래 3마리와 격리하고 관람객 등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고래박물관에서 수의사와 사육사를 불러 건강 관리를 맡기기도 했다.
국내에는 수족관에서 태어나 생존한 돌고래 사례나 관련 연구가 거의 없고, 세계적으로도 수족관 돌고래의 1년 생존율이 30∼5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는 2009년 개장 이후 올해 2월까지 일본 다이지 마을에서 모두 8마리의 큰돌고래를 들여오고 새끼도 2마리 태어났으나 새끼 2마리를 포함해 모두 6마리가 죽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성명을 내어 “아기 돌고래 고장수가 잘 살아가길 바라지만, 동시에 새끼와 어미 돌고래의 비극적인 삶을 생각하면 이 새끼 돌고래가 태어나 한 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채 돌고래 쇼를 하다가 삶을 마감하게 할 수는 없다. 울산 남구는 돌고래쇼장을 폐쇄하고 남은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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