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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살 늦깎이 졸업생들의 ‘처음 쓰는 편지’

등록 2017-09-26 13:38수정 2017-09-26 15:29

60살 넘은 대구내일학교 초·중 졸업생 250여명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시화집 내
대구내일학교를 졸업한 늦깎이 학생들이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려 넣은 시화집 <처음 쓰는 편지>를 펴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내일학교를 졸업한 늦깎이 학생들이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려 넣은 시화집 <처음 쓰는 편지>를 펴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계집애가 글 배워서 뭐 하냐며/ 등짝을 후려치시던 내 어머니가 미워/ 꺼이 꺼이 소리 죽여 울던 소녀는/ 이제 백발의 할머니/ 지금 가방 메고 학교 간다/ 우리 어머니 하늘에서/ 우리 딸 장하다 하고 계시겠지”<우리 어머니>

“나한테 뭘 적으라고 할까봐/ 두려웠던 내마음/ 공부해서 마음껏 쓸수 있는 그날/ 저 멀리 있는 우리 엄마에게/ 마음의 글 전하고 싶습니다”<마음의 글>

60살이 넘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늦깎이 ‘학생’들이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시화집 <처음 쓰는 편지>를 펴냈다. 늦깎이 학생들이 다니는 성인 문해학교인 대구내일학교를 졸업한 학생 259명이 26일 펴낸 시화집에는 학생들이 수업시간 중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꼭꼭 눌러쓴 손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이 담겨 있다.

초등과정 졸업생 조정희(76)씨가 쓴 <우리 어머니>는 여자라고 학교에 가지 말라던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가득 묻어난다. <마음의 글>을 쓴 조영자(63)씨는 그동안 배우지 못한 것이 들킬까 봐 두려웠던 마음과 이제라도 배운 것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 책에는 늦은 나이에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삶의 이야기와 이제라도 공부하게 된 기쁨과 자랑, 부모와 자식에 대한 사랑 등 수많은 사연이 시로 되살아나 있다.

이재숙 대구시교육청 평생체육보건과 사서주무관은 “늦깎이 학생들 90%는 여성이다. 평균 연령은 66∼67살이다. 책에는 여자니까 학교에 못 가고, 전쟁통에 학업을 중단하거나 동생 때문에 학교를 못 다닌 눈물겨운 사연들이 씌어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번에 4번째로 시화집을 펴냈다. 지금까지는 비매품으로 펴내 도서관 등에 보관했지만 이번에는 서점에 비치해 1만5000원씩 받고 판매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제때 학교에 다니지 못한 늦깎이 학생들을 위해 2011년에 초등과정, 2013년에는 중학교 과정의 대구내일학교 문을 열었다. 초등과정은 명덕초, 달성초, 성서초, 금포초, 중앙도서관 등 5곳에 120여명이 다니고, 중학과정은 제일중학교 1곳에서 140여명이 재학 중이다. 한 주에 3일, 모두 10시간 수업을 한다.

오전 8시45분에 시작하는 오전반도 있고, 오후 2시 수업을 시작하는 오후반도 있다. 해마다 10월에 학기를 시작해 이듬해 8월이면 끝난다. 9월에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한다. 초등과정은 1년, 중학과정은 2년 동안 다니면 따로 검정고시를 보지 않아도 학력인정을 받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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