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녹조가 창궐한 금강변의 모습.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지난 6월 4대강 보의 일부 수문을 열었지만 녹조를 줄이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올라온 공주보의 남조류 세포수 측정 자료를 분석했더니 ‘측정일 대비 조류경보제 관심·경계 수준 비율’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녹색연합이 공개한 ‘금강 3개 보 지점 남조류 세포수’ 자료를 보면 올해 6∼9월 공주보 수질 측정일 17일 가운데 10일(58.8%) 동안 조류경보제 기준 관심단계인 1000cells/㎖ 이상의 남조류가 측정됐다. 10일 가운데 하루는 남조류 세포수가 1만3070cells/㎖를 기록해 조류경보제 경계단계인 1만cells/㎖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공주보 수질 측정일 24일 가운데 12일(50%) 동안 1000cells/㎖ 이상의 남조류가 측정됐다. 또 2015년에는 측정일 대비 57.1%(28일 가운데 16일)에서 관심단계 이상의 남조류가 측정됐다. 다만 경계단계 이상의 남조류 발생일은 지난해 3일(12.5%)에서 올해 1일(5.9%)로 줄었다.
녹색연합은 “강 수위를 20㎝ 낮추는 수준으로 수문을 개방했어도 조류경보 관심·경계 단계 비율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보 수문을 일부 개방하는 방식으로 4대강 수질을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금강은 ‘수질예보제’ 운영 구간으로 분류돼 있다. 환경부는 4대강 16개 보는 남조류 관심단계 세포수 기준이 1만cells/㎖인 수질예보제를 적용하고, 대청댐 등 주요 상수원 호소는 조류경보제로 운영한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보로 막힌 4대강은 법률상 호소이기 때문에 조류경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보를 쌓아 하천이나 계곡에 흐르는 물을 가두어 놓은 곳을 호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양준혁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는 “지난여름 금강 수생태계를 조사하면서 여전히 강 곳곳에서 녹조가 창궐하는 심각한 상황을 확인했다. 환경부 지정 4급 오염지표종인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도 쉽게 발견됐다. 보 수문을 전면 개방하고 보를 철거할 방안도 마련해 하루빨리 4대강을 재자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