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질라라비 야학 축제의 모습. 무대 오른쪽에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문자통역’이 눈길을 끈다. 질라라비 야학 제공
장애인 야간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오는 14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장애인 축제를 연다. 장애인 학생들이 1년 동안 준비한 연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대구에서 유일한 장애인 야간학교인 ‘질라라비 장애인 야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무대를 꾸며놓고 ‘지역에서 함께 살자’는 슬로건을 내건 축제를 연다. 질라라비 야학 쪽은 “장애인과 지역사회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의 교육현실을 알리기 위해 축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야학에 다니는 장애인 학생들과 교사들이 난타 공연, 노래, 댄스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 한국농아인협회 등에서 수화통역과 문자통역을 서비스한다.
특히 야학에 다니는 장애인 학생 12명이 1년 동안 준비한 연극 <내 장애가 어때서>를 무대에 올린다. 질라라비 야학 쪽은 “출연하는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연극이다. 공연시간은 대략 10분∼15분쯤이다”고 말했다. 황보경 질라라비 장애인 야학 사무국장은 “장애인들은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런 축제를 통해 직접 무대체험을 해보면 엄청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명애 질라라비 장애인 야학 교장은 “대구에서는 장애인과 시민들이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매우 부족하다. 이번 축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질라라비 장애인 야학은 2000년 3월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서 문을 열었다. 전국에는 장애인 야학이 20여곳을 웃돌지만 대구에서는 유일한 장애인 야간학교이다. 발달장애인과 지체장애인 등을 합쳐 50여명이 학교에 다닌다. 학생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2시쯤 학교에 나와 문해교육, 미술, 토론, 노래 등을 공부하는데, 30∼40%는 검정고시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 장애인 46%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사진은 전문강사 10여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10여명 등이 맡고 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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