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합덕제 중수비 모습. 당진시 제공.
충남 당진 합덕제가 세계관개시설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해 11월 등재된 수원 축만제, 김제 벽골제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다.
충남 당진시는 지난 10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제23회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세계총회에서 당진 합덕제의 세계관개시설물유산 등재가 확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세계 9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관개배수위원회는 인류 발전과 식량 증산에 기여한 의미 있는 관개시설물(저수지·댐·수로 등)을 세계관개시설물유산으로 지정해 관리·보호하고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진행된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심사에서 수압을 잘 견디도록 들쭉날쭉한 곡선 모양으로 만든 제방 형태가 비교적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점, 당시 몽리(저수지나 관개 시설 따위로 필요한 물을 얻음)의 범위와 활용양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점, 저수지 조성 뒤 농업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진시 합덕읍 성동리에 있는 합덕제는 김제 벽골제와 북한의 황해 연안남대지 등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제언(수자원 관리를 위해 하천이나 계류 등을 막은 구조물)으로 꼽힌다. 1989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70호로 지정됐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867∼936)이 후고구려와의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군마에게 물 먹이려 쌓았다고 전해진다. 23만9652㎡ 규모로 곡창지대인 합덕평야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로 쓰였지만 현재 1.8㎞ 길이의 제방만 남아 있다. 제방의 서쪽 끝에는 정조 24년(1800년)에 세운 둑의 개수비와 그 후에 세운 중수비가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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