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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찾은 다문화가족 “남북 평화롭게 잘 지냈으면”

등록 2017-10-11 16:47수정 2017-10-11 22:04

미사일 추가발사 긴장속 파주 DMZ 안보관광객 성황
북 노동당 창건일 동요없이 땅굴·도라전망대 등 관광
북-미 긴장 속 연휴 5일 동안 하루 평균 3천여명 방문
지난 10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남북한 군인들이 부동자세로 마주 보며 대치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지난 10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남북한 군인들이 부동자세로 마주 보며 대치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같은 민족인데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남북한 군인의 심정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남북이 평화롭게 잘 지내고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추석연휴가 끝난 첫 날인 지난 10일 중국 한족 출신의 다문화가족 류홍(44·여)씨는 판문점을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 72주년 기념일인 이날 류씨를 비롯한 경기 북부지역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 16명이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초청으로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일원을 둘러봤다. 이날 안보교육은 통일촌 마을과 제3땅굴, 도라전망대, 판문점 견학으로 진행됐다.

첫번째 방문지인 제3땅굴은 두 사람이 겨우 오갈 만큼 비좁고 천장마저 낮아 안전모를 쓰고 고개를 숙여야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 1978년 발견된 이 땅굴은 265m까지만 개방돼있고 이후 지점부터 군사분계선까지 차단벽이 설치돼있다. 서부전선 최북단의 도라전망대에서는 추수가 한창인 북한의 들녘과 1년8개월째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 모습.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 모습.

버스가 남방한계선을 지나 비무장지대에 진입하자 창밖으로 수확을 앞둔 벼 이삭이 노란 물결을 이뤘다. 벼농사는 비무장지대에 유일하게 설치된 대성동마을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다. 대성동마을에 걸린 커다란 태극기에 이어 북 기정동마을의 인공기가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두 마을은 불과 18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웃이지만 60년 넘도록 왕래를 못하고 있다.

잠시 뒤 공동경비구역(JSA) 판문점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긴장감에 마른 침을 삼켰다. 안내를 맡은 공동경비구역 경비대대의 헌병은 “판문점은 북한에 바로 노출된 곳”이라며 “버스에서 내리면 손을 흔들거나 불필요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지정된 장소 외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금지된다”고 주의를 줬다. 판문점에서는 작은 손가방이나 지갑도 들 수 없고 휴대전화와 카메라 소지만 허용됐다. 혹시라도 폭발물로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 오후 북한의 한 병사가 공동경비구역 판문각 앞에서 남쪽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 오후 북한의 한 병사가 공동경비구역 판문각 앞에서 남쪽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지난 10일 다문화 구성원 16명을 초청해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현장 안보교육을 진행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지난 10일 다문화 구성원 16명을 초청해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현장 안보교육을 진행했다.

15분간 체류가 허용된 판문점에서는 남·북한 군인이 서로 마주보고 부동자세로 대치하는 영화속 장면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남쪽 자유의집과 북쪽 판문각 사이에 조성된 군사회담장은 테이블 중앙에 설치된 마이크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 고양에서 온 중학생 자매인 임하니(15)·하연(13)양은 “견학을 오기 전까지 북한이나 분단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군사회담장 북쪽에 서보니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비무장지대에는 이들 말고도 일본과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온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분단 현장을 둘러봤다.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가 예상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관광객이나 현장의 군인들에게서 불안감이나 동요의 빛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하루 879명의 관광객이 파주지역 디엠지를 찾았다. 연휴 기간인 1일과 5~8일 5일간 안보관광객은 1만3551명으로 하루 평균 3천명에 가까워 북-미 간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성황을 이뤘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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