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고 이영숙씨가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에 이어 목포신항을 떠났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3일 오전 8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이영숙씨의 영결식을 치렀다. 영결식에는 아들 박경태(31)씨와 유족, 미수습자 가족,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선체조사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이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 내내 애써 감정을 다스리던 아들 박씨는 ‘두고 온 내 아들아, 잘 살아라. 이 못난 어미 몫까지’라는 추모시를 듣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는 “보내드리는 일이 너무 늦어 불효하는 것 같다. 목포신항에 남겨진 미수습자 가족들이 외롭지 않도록 다시 찾아와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운구차에 실린 이씨의 유해는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천천히 돌아 노란 리본이 휘날리는 부두 북문을 빠져나갔다. 이 순간 바깥에 있던 추모객 한 명이 영정을 들고 있는 운구차 앞에 앉은 박씨에게 하얀 국화 꽃다발을 건네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친척들이 있는 부산에서 삼일장을 치른다. 장례는 13일 오후 3시부터 15일 오전 6시까지 부산 시민장례식장 301호에서 진행한다. 15일에는 유해를 화장해 인천가족공원의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하기로 했다.
이씨는 2014년 4월16일 당시 제주도에 직장을 잡은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삿짐을 옮기다 사고를 당했다. 참사 이후 3년 동안 미수습 상태였던 이씨는 지난 5월22일 세월호 3층 선미 좌현 객실에서 발견됐다. 이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상태여서 유해가 온전하게 수습됐고, 신분증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선체 인양 뒤 미수습자 9명 중 조은화·허다윤·이영숙·고창석 등 4명의 유해를 찾았으나,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