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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지인 5살 아들 데려가 숨지자 암매장…양육비에 눈멀어

등록 2017-10-22 14:19수정 2017-10-22 18:15

보육시설에 맡긴다며 지인 아이 데려가
아이는 1년 후 백골 상태 주검으로 발견
아이 주검 묻고 불까지 질러…20대 구속
보육비를 노리고 지인의 아이를 데려갔다 숨지게 한 안아무개씨가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 2000년 경찰이 장기 실종 어린이의 성장 모습을 컴퓨터 작업으로 그린 몽타주가 서울 미근동 한 건물 전광판에 내걸린 모습.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보육비를 노리고 지인의 아이를 데려갔다 숨지게 한 안아무개씨가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 2000년 경찰이 장기 실종 어린이의 성장 모습을 컴퓨터 작업으로 그린 몽타주가 서울 미근동 한 건물 전광판에 내걸린 모습.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혼자 아이 키우기 힘들지? 내가 좋은 보육시설에 데려다 줄게.”

지난해 10월2일 안아무개(29)씨는 혼자 5살 난 아들을 키우던 박아무개(37)씨에게 이렇게 말하고 아이를 데려갔다. 당시 안씨와 박씨는 세차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다. 박씨는 몇 년 전 사채를 쓰다가 안씨를 처음 알게 됐다. 지능이 좀 떨어지는 박씨는 아내와 이혼한 뒤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박씨는 아이가 보육시설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후 6개월 동안 안씨에게 매달 양육비(27만원)를 꼬박꼬박 보냈다.

박씨는 안씨에게 아이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씨는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안씨는 박씨에게 술을 사주며 “아이는 잘 있으니 안심하라”고 했다. 결국 1년이 흘러 지난 10일 박씨와 그의 아버지는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안씨를 붙잡아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데려간 적이 없었다. 안씨는 박씨의 아이를 데려가 첫날에는 경북 구미 비산동 자신의 집, 둘째날과 세째날에는 모텔에서 재웠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돌아와 보니 아이가 신음하고 있어서 인공호흡 등을 했지만 숨졌다. 무서워서 삽으로 땅을 파 아이를 묻고 그 위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1일 오후 3시 구미 비산동 낙동강 산호대교 밑에서 백골 상태인 아이 주검을 찾아냈다.

경찰은 지난 20일 우선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안씨를 구속했다. 23일에는 발견된 아이 주검의 유전자 감식과 부검을 할 계획이다. 안씨는 자신이 아이를 살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아이를 숨지게 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후 시간이 1년이나 흘렀고 주검도 뼈밖에 남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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