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당시 신사복을 입은 남자들이 대아댐과 관련해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익산에 인접한 완주군에 위치한 대아댐은 1922년 완공됐다.
“일제강점기인 100여년 전 호남선 개통과 함께 갈대밭에 생겨난 도시 ‘이리’(익산의 옛이름)에 대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진들을 공개한다.”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익산지부는 26일부터 11월26일까지 한달 동안 익산역 2층에서 ‘익산 근대사진전’을 연다. ‘익산백제, 근대이리 기억의 소환’을 주제로,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 10여점 등 모두 50여점의 사진을 전시한다. 1912년 호남선의 부분 개통으로 이리역이 생겼고, 1995년엔 이리시와 익산군이 ‘익산시’로 도농간 통합이 이뤄졌다.
1920년대 당시 신사복을 입은 남자들이 커다란 취수관 위에서 찍은 모습.
이번 전시회를 통해 1920년대 당시 최신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바위산을 배경으로 찍은 모습, 훈련을 마친 군인들이 이리역을 거쳐 만주로 향하는 모습, 일본식 사찰인 관음사에서 행해진 장례식 사진 등 해방전후 이리 풍경, 익산 왕궁탑·미륵사지, 이리역 철도, 이리농림학교 등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사진전 ‘익산백제, 근대이리 기억의 소환’ 홍보물.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앞으로 추진할 익산근대역사박물관에 채워질 내용을 미리 수집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 사진은 군산 동국사의 종걸스님과 김승대 박사 등이 제공했다. 내년에도 다른 자료를 수집해 전시회를 여는 등 앞으로 행사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행사는 26일 오후 4시 익산역에서 신은주 국악실내악단 소올 대표가 사회를 맡아 기타와 가야금 공연 등 작은음악회 형식으로 열리며, 캘리그래피 체험행사도 무료로 병행한다.
사진전 ‘익산백제, 근대이리 기억의 소환’ 홍보물.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영화평론가인 신귀백 익산민예총 회장은 “익산은 백제의 왕도만을 내세운다. 하지만 익산땅에 일본인들이 호남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이리’라는 도시가 생긴지 100년이 넘은 지금, 근대 이리의 역사를 살펴서 철도의 개방성과 근성있는 강인함 등 정체성를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특히 익산과 역사적인 궤가 비슷한 군산·목포는 역사박물관이 있지만, 익산은 아직 이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 이같은 전시회를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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