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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위험성 2년 전에 경고했는데…‘한국타이어 사고’ 예고된 인재

등록 2017-10-30 16:55수정 2017-10-30 20:57

회사·노동청, 컨베이어 설비 문제 알고도 방치
시설 개선 계획에서 사고 난 금산공장 제외
노동청, 시설 위험성 지적…현장점검 생략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오복수 대전고용노동청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제공.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오복수 대전고용노동청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제공.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컨베이어벨트 협착 사망사고와 관련해 회사 쪽과 노동당국이 컨베이어 설비 문제를 알고도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타이어는 해당 설비와 공정 문제점을 방치했고, 노동청은 문제점을 알고도 정기조사 때 해당 시설을 전혀 점검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저녁 7시10분께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노동자 최아무개(33)씨가 고무 원단을 옮기다 컨베이어벨트와 롤 사이에 끼여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 난 컨베이어벨트는 애초 최씨 담당이 아니었다. 이 공장은 평소에는 1명이 1개 라인에서 고무 원단 적재작업을 하고, 식사시간 때는 1명이 옆 라인까지 2개 라인을 맡아 작업한다. 사고 당시에는 식사시간이어서 최씨 주변에는 도움을 줄 동료가 없었다. 비상시 기계를 멈추는 ‘줄장치’가 있으나 컨베이어벨트 안쪽에선 손이 닿지 않는 위치에 설치돼 있어 무용지물이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반바리’라 불리는 해당 시설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진현배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법규부장은 2015년 8월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대전지방노동청에 반바리 시설의 위험상황을 신고했다. ‘사람이 손으로 고무 원단을 옮기면 근골격계 질환이나 컨베이어·롤러에 끼이는 협착사고 등 위험이 있는데도 여전히 수동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안전장치나 안전시스템도 미비하다’는 내용이었다.

대전지방노동청은 신고에 따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을 조사해 회사 쪽에 설비 개선을 요구했고,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월 대전공장의 15개 관련 시설 중 9개에 대한 ‘정련 반바리 기계 집게장치(고무 원단을 들어 올려 컨베이어벨트에 자동으로 옮기는 설비) 설치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계획에 최씨가 숨진 금산공장은 제외됐다. 금산공장 19개 관련 시설 중 6개만 전자동화 시설이고 나머지 13개는 반자동이나 수동 시설이다. 최씨가 평소 일한 시설은 수동 시설이었고, 사고를 당한 시설은 반자동 시설이다. 대전지방노동청은 지난 3월 금산공장에서 정기조사를 했지만 현장 시설 점검은 아예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훈 대전지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대전공장에 시설 개선을 권고한 것도 근골격계 질환 우려 때문이지 사고 위험성 때문은 아니었다. 금산공장도 대전공장과 같은 상황일 거라 판단해 별도로 시설을 점검하지 않았다”며 “사고가 발생한 뒤 가보니 금산공장은 대전공장과 달리 작업지점과 협착지점의 거리가 짧고 컨베이어벨트 안의 롤 개수도 더 많아 사고 가능성이 훨씬 커 보였다. 미리 시설 상태를 확인하지 못한 건 우리 실수”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쪽은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 곤란하다”며 이와 관련한 일체의 답변을 거부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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