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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 “펜을 든 살인자” 문자 보내고 목숨끊은 연구기관 직원

등록 2017-11-02 16:17수정 2017-11-02 21:26

대관 문제 놓고 기자와 갈등 빚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직원 숨져
“기자가 협박하고 괴롭혔다”고 주장하는 글 남겨
해당 기자는 “협박하고 괴롭힌 적 없다”고 반박
대구 동구 봉무동에 있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김일우 기자
대구 동구 봉무동에 있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김일우 기자
정부와 자치단체가 돈을 내 만든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직원이 기자에게 협박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일 경찰, 연구원 노동조합, 유족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낮 12시9분 대구 북구 산격동 한국패션센터 건물 지하 주차장 차 안에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책임행정원 손아무개(5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손씨는 이날 새벽 2시2분 한 인터넷매체 김아무개 기자에게 ‘그동안 얼마나 당신 글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생각해보았는지요…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를 보냈다.

손씨의 업무용 컴퓨터에는 김 기자한테 협박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3장 짜리 글이 발견됐다. 글에는 ‘(김 기자가) 전화가 와서 12월 행사 좀 도와줄 수 없냐고 하기에 12월은 도저히 안된다고 하니…성을 내면서…박살낸다며 협박하고’ 등이 적혀 있었다. 손씨는 한국패션센터 건물 공간을 빌려주는 대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손씨는 김 기자와 한국패션센터 건물 대관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숨진 손아무개씨가 김아무개 기자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유족·연구원 노조 제공
지난달 31일 숨진 손아무개씨가 김아무개 기자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유족·연구원 노조 제공
김 기자는 지난달 연구원에서 자료를 받아 한국패션센터 대관 비판 기사를 두차례 썼다. 김 기자는 기사에서 “손씨가 대관 업무를 하면서 특정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등 각종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김 기자를 불러 조사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손씨 유족들과 연구원 노조는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와 대구시 공무원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유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3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또 검찰에 김 기자를 고소·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기자는 “손씨와는 몇번 전화 통화 한 것이 전부고 본 적도 없으며 내가 협박을 하거나 괴롭혔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는 업체의 민원이 있어 대관에 대해 알아보다가 문제점이 많아 기사를 두번 쓴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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